
▷6일 미 버지니아주 ‘애틀리’ 소프트볼팀 12∼14세 여자선수들도 값비싼 교훈을 얻었다. 모바일 메신저에 올린 사진 한 장 때문에 대회 탈락의 징계를 받은 것이다. 방문경기에서 텃세를 부린 홈팀을 이긴 뒤 동료끼리 들뜬 기분에 찍은 ‘손가락 욕’ 사진을 올린 게 화근이다. 주최 측은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며 중한 처벌을 내렸다. 어린 선수들이 별생각 없이 올린 사진으로 낙인찍혀 장차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높게 됐다. 미국에서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드는 것은 큰 욕이다. 사람을 가리킬 때도 가급적 손가락은 안 쓰는 게 좋다.
▷현실 세계든, 디지털 세상이든 자기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은 남의 눈길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떳떳하기 위해서다. 대학과 중용에 ‘신독(愼獨)’이란 말이 나온다. 홀로 있을 때도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삼가라는 의미다. 퇴계 이황은 이를 자기 수행의 근본으로 삼았다. 소셜미디어에 빠진 이 땅의 젊은이들이 새겨야 할 자세가 바로 ‘신독’ 아닐까. 뒤늦은 후회로 땅을 치지 않으려면 말이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