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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평창 대표단 파견 용의"..美엔 "핵단추 책상위"(종합

화이트보스 2018. 1. 1. 12:23



北김정은 "평창 대표단 파견 용의"..美엔 "핵단추 책상위"(종합)

박소연 기자 입력 2018.01.0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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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북남 당국자 만날수도, 남조선 각계각층 대화 열어놓을 것".."ICBM 확고한 성공, 美본토 핵타격 사정권"
2018년 새해를 맞아 1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육성 신년사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1일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있다"며 대미 핵위협을 과시하면서도, 우리 정부엔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이를 위한 북남 당국 간 대화를 언급하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TV를 통한 육성 신년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1년 전 이 자리에서 당과 정부를 대표해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을 공표했다"며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차례의 시험발사들을 안전하고 투명하게 진행해 확고한 성공을 온 세상에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공화국은 마침내 그 어떤 힘으로도, 그 무엇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강용하고 믿음직한 전쟁억제력을 보유하게 됐다"며 "미국의 그 어떤 핵위협도 분쇄하고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이 모험적인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으로 된다. 미국은 걸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고 호언했다.

김 위원장은 또 "당이 제시한 방침대로 병진노선을 틀어쥐고 위력한 전력무기를 개발·생산하며 주체적 생산구조를 완비하고 생산공정을 현대화해야 한다"며 "핵무기 연구부문과 로켓부문에서는 핵탄두들과 탄도로켓을 대량생산하고 실전배치에 박차를 가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위헙했다.

김 위원장은 북남관계와 관련해서는 "남조선에서 파쇼통치와 동족대결에 매달리던 보수정권이 무너지고 집권세력이 바뀌었으나 북남관계에서 달라진 것이란 아무 것도 없다"며 "오히려 남조선 당국은 온 겨레의 통일지향에 역행해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추종함으로써 정세를 험악한 지경에 몰아넣고 북남 사이의 불신과 대결을 더욱 격화시켰으며 북남관계는 경색국면에 처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태를 끝장내지 않고서는 나라의 통일은 고사하고 외세가 강요하는 핵전쟁의 참화를 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같이 의의있는 해"라며 "우리는 민족적 대사들을 성대히 치르고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내외에 떨치기 위해서라도 동결상태에 있는 북남관계를 개선해 뜻깊은 올해를 민족사에 특기할 만한 사변적 해로 빛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북남 사이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불안정한 정세가 지속되는 속에서는 북과 남이 예정된 행사들을 성과적으로 보장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서로 마주앉아 관계개선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수도, 통일을 향해 곧바로 나갈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는 평창올림픽 기간 중 한미군사연습 중단을 비롯해 우리 정부가 향후 대북 위협 군사적 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북과 남 사이 접촉과 내왕, 협력과 교류를 폭넓게 실현하여 서로의 오해와 불신을 풀고 통일의 주체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남조선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들, 각계각층 단체들과 개별적 인사들을 포함해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내왕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올림픽과 관련해선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평양시 오전 9시)부터 약 30분에 걸쳐 진행됐다. 그는 특히 처음으로 김일성 배지를 떼고 밝은 회색 양복에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