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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07 03:19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풀려남으로써 삼성그룹의 리더십 공백 상태가 일단 해소됐다. 이 부회장이 부재했던 지난 1년간 삼성전자는 외형적으론 성장한 듯 보였지만 내용적으로는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 반도체·휴대폰을 대체할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지 못했고 글로벌 거대 기업들이 주도하는 비즈니스 합종연횡에도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다. 매년 3~4건씩 해외 업체를 인수하던 것도 지난 1년간 올스톱했다. M&A(인수·합병)이나 신산업 진출처럼 오너가 아니면 하기 힘든 굵직한 경영 결정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 결과는 수년 뒤에 나타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많은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위기라고 진단한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은 과거 경영 결정의 결과이며, 미래를 반영하고 있지 않다. 초호황을 누리는 반도체는 3~5년 전 공격적으로 투자해놓은 것이 열매로 돌아온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TV도 2000년대 초부터 투자해 세계 1등이 된 사업 분야다. 짧게는 수년 전, 길게는 10여 년 전 투자했던 반도체·스마트폰·TV가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은 삼성전자의 '과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