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의 재발견/민족사의 재발견

정약용·고인후·김정희…호남 명현들이 남긴 유묵광주은암미술관, 4월 8일까지 전라도 정도 천년기념전 정세영 기자승인 2018.03.07 17:36댓글 0글씨키

화이트보스 2018. 3. 8. 10:06

정약용·고인후·김정희…호남 명현들이 남긴 유묵

광주은암미술관, 4월 8일까지 전라도 정도 천년기념전

정약용·고인후·김정희…호남 명현들이 남긴 유묵

광주은암미술관, 4월 8일까지 전라도 정도 천년기념전

시문·서첩·병풍 출품…고려시대 천자문 등 최초 공개
 

서하당 김성원-성산계류탁열도
서하당 김성원 ‘성산계류탁열도’

전라도 정도(定道) 1천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맞아 다산 정약용, 학봉 고인후 등 호남 명현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광주에서 마련됐다.

광주 은암미술관은 전라도 정도 1천년을 맞아 4월 8일까지 ‘호남 명현 유묵’전을 연다. 14세기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시문과 서첩, 병풍, 주련, 편액 등 30여명의 호남명현의 유묵을 선보인다. 특히 성산계류탁열도, 다산 정약용의 성학십도, 14세기 고려시대 천자문이 최초로 공개돼 관심을 모은다.

이번 전시는 30여명 호남 명현들의 필력을 감상하며 서예에 담긴 선조들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전북 지역 서예가 창암 이삼만(1770~1847), 석정 이정직(1840~1910), 설송 최규상(1891~1956), 계석 윤균(1850~1910), 간재 전우(1841~1922), 우송당 황윤길(1536~?), 자하 신위(1769~1845)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또 전남에서는 옥동 이서(1622~1723)를 비롯해 동국진체의 완성자인 원교 이광사(1705~1777), 옥봉 백광훈(1537~1582), 제봉 고경명(1533∼1592), 다산 정약용(1762~1836), 백하 윤순(1680~1741), 소치 허련(1807~1892), 추사 김정희(1786~1856), 소전 손재형(1903~1981) 등이 참여한다.
 

다산 정약용-성학십도 중 일부분 _경_
다산 정약용 ‘성학십도’ 중 ‘경’

이번 전시 대표작으로는 1590년께 식영정(息影亭)과 환벽당(環碧堂)이 그려진 서화당 김성원의 성산계류탁열도(星山溪柳濯熱圖)를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6월 복날 이 주변에서 열렸던 모임을 그림으로 남기고 좌우로 제현목록과 김부륜과 오운의 시를 써놓은작품이다. 이 작품은 16세기 말 담양을 중심으로 한 호남 선비들의 교류와 풍류를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다.

또 다산 정약용이 퇴계 이황의 성학십도(聖學十圖)를 응용해 쓴 10폭 병풍도 눈여겨 볼만하다. 첫 면에 ‘경(敬)’ 글자를 크게 써서 퇴계 선생에 대한 공경의 표시를 강조했으며, 1도에서 10도에 이르기까지 성학십도에 대한 풀이를 써서 이해도를 높였다.

학봉 고인후의 귀거래사 서첩은 해·행·초서로 쓰여졌으며 임진왜란 직전인 1592년 32세 나이로 소우정(小盂鼎) 주인한테 선물로 써준 것으로 알려졌다.

채종기 은암미술관장은 “전라도는 유배 문화 본거지로서 시·서·화·악에 능통한 선비들이 호남 문화를 꽃피우고 이를 바탕으로 나라의 발전을 우선시하며 민초의 삶을 호남의 정신으로 승화시켜 오늘에 이르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호남 정신을 고양시키고 전라도 정도 천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062-231=5299)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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