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정치, 외교.

트럼프 "中에 질렸다"… 김정은·시진핑에 최후경고

화이트보스 2018. 8. 27. 15:02


트럼프 "中에 질렸다"… 김정은·시진핑에 최후경고

입력 2018.08.27 03:00

"북한 비핵화에 진전 없다" 폼페이오 방북 전격 취소
협상 상대 김영철에도 불만… 北행동 없이는 해결 힘들 듯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7일로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계획을 24일(현지 시각) 전격 취소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이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미·북 관계가 싱가포르 정상회담 전 (긴장) 상황으로 돌아가는 건 시간문제라는 게 백악관 분위기"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 측면에서 충분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느끼지 않기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번에는 북한에 가지 말라고 요청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은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더보기 Click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과의 훨씬 더 강경한 교역 입장 때문에 그들(중국)이 예전만큼 비핵화 과정을 돕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아마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해결된 이후 가까운 장래에 북한에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는 주변 참모들에게 "중국에 완전히 질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다. 곧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추가 협상의 여지는 열어뒀다.

이미지 크게보기
“北 가지마라”… 백악관 ‘결단의 책상’에서 결정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각) 오후 백악관 집무실의 ‘결단의 책상’(미 대통령 전용 책상)에서 외교·안보 분야 핵심 참모들과 북한 문제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트럼프 대통령, 앤드루 김 CIA 코리아미션센터장, 스티븐 비건 신임 대북 정책 특별대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 마이크 펜스 부통령.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출장으로 스피커폰을 통해 회의에 참석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취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대화와 관련해 일정을 취소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5월엔 정상회담을 보름 정도 앞두고 갑자기 "최근 당신들의 발언에 나타난 적대감을 고려할 때 지금 시점에서 회담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했었다. 이후 북한의 태도 변화로 회담은 예정대로 열렸다. 그러나 이번엔 지난 5월처럼 북한의 태도 변화로 간단히 해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당시에 미국은 북한의 말과 태도를 문제 삼았지만 이번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행동'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3일 스티븐 비건 대북 정책 특별대표 임명과 방북 계획을 직접 발표하는 등 대북 협상에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에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북한이 핵 신고 등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한 번의 '빈손 방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백악관과 국무부에선 폼페이오 장관의 협상 상대인 북한 김영철 통전부장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 외교안보팀은 김영철이 대미 협상의 핵심 창구이면서도 주요 이슈에 대한 논의를 거부하는 등 미·북 간 소통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협상 상대로 택하고 싶지 않은 인물"이라고 했을 정도로 워싱턴에선 김영철에 대한 불만이 크다.

미·북은 폼페이오 방북 취소 결정 직전까지 핵 신고와 종전 선언을 둘러싸고 막판 신경전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이 핵 신고 등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하자, 북측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해체 작업 중인데 왜 자꾸 추가 요구를 하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폼페이오 장관, 비건 북핵 정책 특별대표, 성김 주필리핀 대사,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 미션센터장 등과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충분한 준비가 안 됐다'고 판단하고 방북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출장으로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스피커폰을 통해 의견을 개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반발은 협상 전술일 수도 있지만 "말려들지 않아야 한다"는 결론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트위터 문구를 함께 가다듬었다고 한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은 이날 백악관 회의 사진 4장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스커비노 국장은 '무대 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오후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북한에 관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백악관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미 방송사들은 폼페이오 장관과 앤드루 김 센터장이 이날 오전 백악관 집무동인 '웨스트윙'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상당수 핵심 관리는 '폼페이오 방북 취소' 결정을 TV 화면을 통해서야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국무부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북 취소' 트위터 글이 올라오기 10분 전까지도 동맹국 대사관들을 상대로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 목적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었다.

미 의회는 방북 취소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코리 가드너 상원 동아태 소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은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계속 위반하고 있고, 평화적 비핵화 의도는 거의 없어 보인다"며 "이것(방북 취소)은 옳은 일"이라고 했다.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방북 취소 기사를 링크한 뒤 "북한과 반드시 협상해야 하지만 동시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최대 압박이란 용어를 쓸 만큼 제재가 충분히 집행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27/201808270027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