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한국산 쓰레기 거둬들이고, 히말라야 쓰레기 관리 나서는 한국
이혜인 기자 입력 2019.01.13.
[경향신문]
환경부가 필리핀에 ‘불법 수출’돼 국제적인 문제가 된 쓰레기를 국내로 가져와 처리하는 한편, 히말라야 산악 지역 쓰레기 관리에 나선다. 한쪽에선 ‘쓰레기 불법 수출국’의 오명을 쓴 한국이, 다른 쪽에선 ‘쓰레기 관리 선진국’으로서 다른 나라에 도움을 주는 모양새다.
환경부는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된 폐기물 약 6300t 중 민다나오섬 카가얀데 오로항에 보관되어 있던 1200t을 현지에서 국내행 배에 선적한다고 13일 밝혔다. 배에 오르는 폐기물은 3~4주 뒤 한국 평택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한국의 한 업체가 필리핀에 재활용이 가능한 합성 플라스틱 조각이라며 쓰레기를 수출했는데, 기저귀와 배터리, 전구, 전자제품, 의료폐기물 등 각종 생활쓰레기가 섞여있는 것이 필리핀 세관에서 적발됐다. 한국이 쓰레기를 불법 투기했다는 비난 여론이 현지에서 나오면서 국제 문제로 비화되자, 환경부는 지난 11월 관세청,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공조해 필리핀 불법 수출 폐기물 반입 절차를 시작했다.
환경부는 이번에 들어오는 1200t 외 나머지 쓰레기에 대해서는 반입 시기와 세부 절차를 필리핀 정부와 지속해서 협의할 방침이다. 불법수출 업체 대신 쓰레기를 거둬들이면서 대집행에 들인 비용은 불법 수출업체에 청구해 받아내기로 했다. 불법 수출업체에 대해서는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폐기물의 처리 방안은 환경부가 평택시 등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서 정하기로 했다.
필리핀에서 쓰레기를 배에 실은 날,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은 세계은행(WB)으로부터 최근 수주한 ‘히말라야 산악 지역 폐기물 관리정책 개발용역사업’에 14일부터 착수한다고 밝혔다. 사업 대상지는 네팔의 안나프루나와 에베레스트 지역, 인도의 히마찰 프라데시 지역, 파키스탄의 카이버 파크툰콰 지역 등 총 3곳이다. 한국환경공단은 30여년간의 국가 폐기물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은행이 진행한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으며,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세계은행 본사에서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히말라야 산악 지역의 쓰레기 배출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적정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도와 시설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한국환경공단이 세계은행으로부터 직접 수주한 최초의 사업으로, 오는 9월말 종료된다. 사업비는 총 2억8000만원(24만 달러)이다. 세계은행과 해당 지역은 한국환경공단이 제시하는 용역 결과를 히말라야 산악지대 폐기물 관리계획 수립에 활용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환경공단은 2007년 이집트 유해폐기물 통합관리사업을 시작으로 베트남 호찌민시 하수관로 건설감리, 콜롬비아 대기환경모니터링시스템 구축 등 해외 환경관련 사업을 해오며 노하우를 쌓았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산행기 > 해양쓰레기 언론보도자료 모음 2'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양쓰레기 반으로 줄이고, 수거‧재활용은 두 배로 - (0) | 2019.01.13 |
---|---|
미국 FDA "경남 바다 아주 양호" 수산물 수출 확대 청신호 켜져 (0) | 2019.01.13 |
돼지털로 양치질 해야하나…플라스틱 없는 고통의 3일 (0) | 2019.01.12 |
환경부, 불법폐기물 강력한 지도단속47개 위반업체, 58건 적발… 부적정 처리자 처발 강화 (0) | 2019.01.12 |
해양 유입 플라스틱 차단 시급”에코맘, ‘해양플라스틱 쓰레기 현황 및 방안 마련’ (0) | 2019.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