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 등고선 지도로 탈출로 찾고 구조 요청까지
지난 11월 12일, 다음카페 ‘안드로이드 GPS & EARTH’(이하 GPS 카페)는 자체 제작한 디지털 등산지도의 효과적인 활용법을 시연하기 위한 작은 행사를 개최했다. 본지 취재팀이 동행 취재한 이번 시연회는 관악산 북쪽 과천 향교에서 집결해 연주암까지 산을 오르며 실전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등산지도 제작자 최순호씨와 카페 운영진 2명 외에 시연회 참관을 위해 전국에서 모인 6명의 회원 등 총 9명이 참가했다.
“카페에서 만든 디지털 등산지도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즐겁고 안전한 산행이 가능합니다. 오늘 그 방법을 함께 시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순호씨는 이번 행사를 통해 전국의 등산인들에게 디지털 등산지도 활용법을 널리 알릴 수 있기를 원했다. 정밀한 등산지도를 더욱 많은 이들이 활용한다면, 산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줄일 수 있어 사회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최신 지도에 방대한 정보 담아
“저희 지도는 카페 회원들이 직접 현장을 답사해 확인한 오류를 수정하고 수시로 업그레이드해 국내 최고 수준의 정확도를 자랑합니다. 제대로 활용한다면 정말 편리합니다. 물론 이 지도는 참고용이므로, 사용 중 발생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은 사용자의 몫입니다.”
GPS 카페 운영진은 최신 지도를 스마트폰 화면에 띄워 놓고 산행 궤적을 저장하는 방법을 먼저 설명했다. 산행 중에 자신이 걸어온 트랙을 좀더 정확하게 기록하기 위한 요령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GPS 신호 수신 간격을 2초 10m 이내, 정확도 역시 10m 이내로 설정해야 한다는 점. 그래야 나중에 자료로 사용할 수 있는 부드럽고 정밀한 궤적이 기록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는 분들은 ‘사용법이 너무 어렵다’거나 ‘어떤 앱을 사용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카페 글을 검색하며 꾸준히 공부하면 누구나 디지털 등산지도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 GPS 카페에서 배포 중인 디지털 등산지도는 여러 버전이 있다. 초기에는 맵박스Mapbox.com MBtile 이미지 지도와 가민Garmin img 벡터 등산로 지도로 이원화해서 제작했다. 하지만 데이터가 방대해지며 올해부터 OSM의 Mapsforge 형식을 도입해 새로운 지도를 만들고 있다. 지도의 용량과 정밀도까지 달리한 지도를 만들다 보니 종류가 점차 늘어난 것이다. 이 지도들은 회원 등급과 기여도에 따라 차등해 제공되고 있다.
“등산지도의 형식이 변경되고 종류가 많아지며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카페의 모든 지도는 충분히 활용 가치가 있습니다. 종이지도를 스캔한 이미지 지도는 보기가 좋고, 벡터 지도는 앱에서 구동되는 속도가 빠릅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풍부한 정보가 담겨 있는 최신판 벡터 지도입니다.”
등고선 확대하면 지형 파악 손쉬워
회원들은 연주대가 정면으로 보이는 바위능선에서 잠시 쉬면서 현 위치를 확인했다.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 지도를 확대해 지도상의 고도와 주변 지형을 파악했다. 이렇게 지도를 자세히 읽는 것은 길을 잃거나 조난 시 탈출로 찾을 때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저희 지도에는 전국의 98%가 넘는 도로와 90% 이상의 등산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만약 길을 잃거나 조난당했을 때는 확실한 길을 찾아 탈출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먼저 등고선을 보는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지도를 확대해 보면 상대적으로 등고선 간격이 조밀한 곳이 있습니다. 이런 곳은 거의 절벽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여기 관악산처럼 바위가 많고 산이 험한 곳에서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바로 아래 등산로가 지나가도 등고선 간격이 조밀한 곳은 가로질러 갈 수 없습니다. 최단거리를 선택하기보다는 등고선 간격이 넓은 완만한 곳으로 탈출로를 잡아야 안전합니다.”
5m 등고선 지도가 개발되어 있지만, 현재 카페에서 공급하는 10m 등고선 지도만으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 항공사진을 토대로 만든 등고선 지도라 굉장히 정밀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업그레이드된 지도는 더욱 쉽게 고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능까지 탑재했다. 지도를 15레벨로 확대하면 20m 간격으로 등고선이 표시돼 지도에 담긴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그보다 더 확대하면 등고선마다 고도 값이 표시되어 내 위치의 고도를 좀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카페의 등산지도를 이용하면 산행 중 위험에 처했을 신속하게 구조를 요청할 수도 있다. 이 지도에는 전국 산의 헬기장과 국가지점번호가 모두 기록되어 있다. 국가지점번호는 소방서나 구조대 등 국가기관이 관리하는 주요 위치 구분 시스템의 단위다. 따라서 119에 신고해서 근처 헬기장 위치나 지도에 표기된 국가지점번호를 알려 주면 구조대가 쉽게 조난자를 찾을 수 있다.
GPS 카페의 디지털 등산지도는 조난 상황에서 나와 동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현재 국가지점번호가 수록된 지도는 GPS 카페에서 제작한 것이 유일하다. 좀 어렵더라도 사용법을 배워볼 만한 가치가 있다 하겠다.
다음카페 ‘안드로이드 GPS & EARTH’의 URL은 http://cafe.daum.net/androidgps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