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12.09 03:00
원산 총파업·중국 남순강화 등 예상 못한 고난도 문제들 출제
수험생 "이렇게 많이 나온 건 처음… 정권 코드 맞춰 공부해야 하나"

고등학교 역사 교사를 지망하는 최성훈(30·가명)씨는 지난달 23일 임용고시 시험 문제지를 받아보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제껏 시험 문제로 잘 나오지 않던 사회주의 관련 문제가 대거 출제된 것이다. 최씨는 "이번이 4번째 시험인데 사회주의 문제가 이렇게 많이 나온 적은 처음"이라며 "관련 서적을 꼼꼼히 공부하지 않으면 풀기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치러진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 임용 시험에서 그간 '비주류'로 여겨졌던 사회주의 관련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역사 교사 지망생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정권 입맛 따라 임용고시 문제도 바뀌느냐"는 등 비판이 잇달았다. 임용고시 문제를 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정답과 출제진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는다.
임용고시는 1교시 '교육학' 논술, 2·3교시 역사 전공 A·B형으로 각각 구성됐다. 이번 역사 전공 B형에 출제된 11문제 중 3개(1·7·9번)가 사회주의 관련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번 문제는 '1929년 원산 총파업을 지휘한 단체의 이름'과 '1930년대 개량주의가 아닌 비합법(非合法)적 방식으로 아래로부터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노동운동 노선'을 적으라는 것이다. 정답은 '원산노동연합회'와 '혁명적 노동조합'으로 알려졌다.
7번은 중국 신나라(新·서기 8~23년)를 세운 왕망(王莽)의 '토지국유제'의 내용을 적는 문제다. 토지국유제는 토지를 국유화하고 매매를 금지하는 제도로, '최초의 공산주의'라는 평을 듣는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토지공개념'을 토지국유제와 연결짓는 분석도 최근 학계에서는 나온다.
9번은 1992년 중국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南巡講話)'에 대한 문제다. 당시 덩샤오핑이 개혁·개방과 동시에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 이른바 '네 개의 기본 원칙' 내용을 묻는 것으로, 정답은 '사회주의 견지' '프롤레타리아 독재 견지' '공산당의 지도 견지'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毛澤東) 사상 견지' 등으로 알려졌다.
8번 문제도 수험생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공산주의자인 시몬 드 보부아르가 사회주의적 관점에서 여성을 바라보며 쓴 책 '제2의 성(性)'의 제목을 맞히고, 과거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당대 시선을 서술해야 한다.
수험생 김모(28)씨는 "올해부터 서술형 문제가 강화됐는데, 공산주의, 특히 중국 관련 문제가 이렇게 많이 나오면 결국 그 분야를 낱낱이 공부하라는 뜻 아니겠느냐"며 "평가 방식은 물론 답안도 공개하지 않으니 우리는 슬며시 정권 입맛에 맞게 쓸 수밖에 없 다"고 했다.
역사 교사 지망생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참 정권 코드에 맞는 문제' '현 정권의 친노조 정책을 반영한 문제냐' '정치적 의도가 다분해 답안에 폴리틱(Politic·정치적) 페미니즘이라 적었다' 등 불만을 나타내는 글이 쏟아졌다. 강규형 명지대 현대사 교수는 "교사 지망생들에게 정권 코드를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는 출제"라고 했다.
최근 치러진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 임용 시험에서 그간 '비주류'로 여겨졌던 사회주의 관련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역사 교사 지망생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정권 입맛 따라 임용고시 문제도 바뀌느냐"는 등 비판이 잇달았다. 임용고시 문제를 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정답과 출제진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는다.
임용고시는 1교시 '교육학' 논술, 2·3교시 역사 전공 A·B형으로 각각 구성됐다. 이번 역사 전공 B형에 출제된 11문제 중 3개(1·7·9번)가 사회주의 관련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번 문제는 '1929년 원산 총파업을 지휘한 단체의 이름'과 '1930년대 개량주의가 아닌 비합법(非合法)적 방식으로 아래로부터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노동운동 노선'을 적으라는 것이다. 정답은 '원산노동연합회'와 '혁명적 노동조합'으로 알려졌다.
7번은 중국 신나라(新·서기 8~23년)를 세운 왕망(王莽)의 '토지국유제'의 내용을 적는 문제다. 토지국유제는 토지를 국유화하고 매매를 금지하는 제도로, '최초의 공산주의'라는 평을 듣는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토지공개념'을 토지국유제와 연결짓는 분석도 최근 학계에서는 나온다.
9번은 1992년 중국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南巡講話)'에 대한 문제다. 당시 덩샤오핑이 개혁·개방과 동시에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 이른바 '네 개의 기본 원칙' 내용을 묻는 것으로, 정답은 '사회주의 견지' '프롤레타리아 독재 견지' '공산당의 지도 견지'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毛澤東) 사상 견지' 등으로 알려졌다.
8번 문제도 수험생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공산주의자인 시몬 드 보부아르가 사회주의적 관점에서 여성을 바라보며 쓴 책 '제2의 성(性)'의 제목을 맞히고, 과거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당대 시선을 서술해야 한다.
수험생 김모(28)씨는 "올해부터 서술형 문제가 강화됐는데, 공산주의, 특히 중국 관련 문제가 이렇게 많이 나오면 결국 그 분야를 낱낱이 공부하라는 뜻 아니겠느냐"며 "평가 방식은 물론 답안도 공개하지 않으니 우리는 슬며시 정권 입맛에 맞게 쓸 수밖에 없
역사 교사 지망생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참 정권 코드에 맞는 문제' '현 정권의 친노조 정책을 반영한 문제냐' '정치적 의도가 다분해 답안에 폴리틱(Politic·정치적) 페미니즘이라 적었다' 등 불만을 나타내는 글이 쏟아졌다. 강규형 명지대 현대사 교수는 "교사 지망생들에게 정권 코드를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는 출제"라고 했다.
100자평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