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포상 단체관광객 5000여 명 인천 상륙…5박 6일 일정
2017년 한한령 이후 최대 규모… 9개 호텔 1200객실 점령
닭볶음탕 300인분 금세 동나… 바나나 우유 ‘사재기’도
"K팝·K푸드·K뷰티 너무 좋아요"… 인천시 "160억 경제효과"
"한국에 처음 왔는데 인천대교를 건너면서 입이 ‘떡’ 벌어졌어요. 올여름 가족과 다시 오려고요." <신장 출신 마리(41)씨>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때문에 한국 여행을 계속 미뤄왔는데, 이제는 두 나라 관계가 회복된 것 같아 다행입니다." <선양 출신 쑤수이윈(46)씨>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가 돌아왔다. 9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 전시장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5000여 명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들은 중국 선양(沈阳)에 있는 헬스케어 업체 ‘이융탕(溢涌堂)’ 임직원들로, 회사에서 제공하는 신년 ‘인센티브 관광(포상 관광)’을 위해 5박 6일 일정으로 지난 7일 한국을 찾았다. 이들이 타고 온 항공기만 40대, 이들이 묵는 숙소는 인천 시내 9개 호텔, 1200객실에 달한다.
2017년 한한령 이후 최대 규모… 9개 호텔 1200객실 점령
닭볶음탕 300인분 금세 동나… 바나나 우유 ‘사재기’도
"K팝·K푸드·K뷰티 너무 좋아요"… 인천시 "160억 경제효과"
"한국에 처음 왔는데 인천대교를 건너면서 입이 ‘떡’ 벌어졌어요. 올여름 가족과 다시 오려고요." <신장 출신 마리(41)씨>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때문에 한국 여행을 계속 미뤄왔는데, 이제는 두 나라 관계가 회복된 것 같아 다행입니다." <선양 출신 쑤수이윈(46)씨>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가 돌아왔다. 9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 전시장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5000여 명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들은 중국 선양(沈阳)에 있는 헬스케어 업체 ‘이융탕(溢涌堂)’ 임직원들로, 회사에서 제공하는 신년 ‘인센티브 관광(포상 관광)’을 위해 5박 6일 일정으로 지난 7일 한국을 찾았다. 이들이 타고 온 항공기만 40대, 이들이 묵는 숙소는 인천 시내 9개 호텔, 1200객실에 달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배치를 두고 한국과 중국 두 나라 관계가 냉랭해진 이후 포상 관광으로 한국을 찾은 최대 규모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라고 한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한·중 관계가 점차 회복되면서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관광객 수가 크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인천시는 이들의 항공료와 숙박료, 쇼핑 등으로 160억원의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음식, 음악, 뷰티 ‘K’면 다 좋아요"
이날 오전 9시부터 컨벤시아홀에서 열린 ‘이융탕 2020 한국 연회’에서는 경영 전략 및 신제품 발표가 진행됐다. 개막식 직후 무대에 오른 사회자가 임직원들을 향해 "즐거우십니까"라고 묻자, 임직원들은 ‘좋다’는 뜻의 "하오(好)!"를 소리쳤다. 축구장 크기와 비슷한 8400m²(약 2540평) 규모의 홀은 이들의 환호 소리로 쩌렁쩌렁 울렸다.
이융탕 임직원들은 이날 일정을 시작으로 서울 경복궁, 롯데월드 등 국내 주요 관광명소를 둘러볼 예정이다. 여행객들의 안전한 관광을 위해 40~60명씩 조를 구성했지만, 무려 110개조가 동시에 여행에 나선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컨벤시아홀에서 열린 ‘이융탕 2020 한국 연회’에서는 경영 전략 및 신제품 발표가 진행됐다. 개막식 직후 무대에 오른 사회자가 임직원들을 향해 "즐거우십니까"라고 묻자, 임직원들은 ‘좋다’는 뜻의 "하오(好)!"를 소리쳤다. 축구장 크기와 비슷한 8400m²(약 2540평) 규모의 홀은 이들의 환호 소리로 쩌렁쩌렁 울렸다.
이융탕 임직원들은 이날 일정을 시작으로 서울 경복궁, 롯데월드 등 국내 주요 관광명소를 둘러볼 예정이다. 여행객들의 안전한 관광을 위해 40~60명씩 조를 구성했지만, 무려 110개조가 동시에 여행에 나선다.

이날 행사장에서 야광 머리띠를 쓰고 기념사진을 찍은 무휘쥐엔(40)씨는 "어젯밤 12시에 한국에 도착했는데, 내일부터 여행할 생각에 벌써 신난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만 봤던 한국에 직접 오니 감회가 새롭다"며 미소 지었다. 양핑(24)씨는 "한국에 간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화장품을 사다 달라고 난리였다"며 "한국 브랜드의 토너, 수분크림이나 클렌저 같은 기초화장품 등 'K 뷰티'(한국 화장품) 상품은 다 인기가 많다. 제일 친한 친구 몇 명한테만 사다 줄 생각"이라고 했다.
특히 이융탕 임직원들은 한국 음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점심으로 햄버거 세트가 제공됐지만, 일부 임직원들은 햄버거 대신 구내식당을 선택했다. 동료와 함께 구내식당을 찾은 화거(60)씨는 "마침 오늘 메뉴가 닭볶음탕이라고 들었다. 치맥(치킨과 맥주)으로 유명한 한국에 왔는데 닭요리 하나는 먹고 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구내식당에서 준비한 닭볶음탕 300인분은 중국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금세 동났다.
특히 이융탕 임직원들은 한국 음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점심으로 햄버거 세트가 제공됐지만, 일부 임직원들은 햄버거 대신 구내식당을 선택했다. 동료와 함께 구내식당을 찾은 화거(60)씨는 "마침 오늘 메뉴가 닭볶음탕이라고 들었다. 치맥(치킨과 맥주)으로 유명한 한국에 왔는데 닭요리 하나는 먹고 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구내식당에서 준비한 닭볶음탕 300인분은 중국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금세 동났다.

식사가 끝난 임직원들은 인근 편의점으로 향했다. 기념품을 사기 위해서다. 판추(29)씨는 "중국 관광객들에게 한국 편의점은 필수 방문 코스"라며 "모양과 색깔이 이쁜 바나나우유가 가장 인기가 높다"고 했다. 판씨는 이날 편의점에서 바나나우유와 과자만 4만원어치를 사갔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이모(27)씨는 "오늘 아침 갑자기 중국인들이 몰려와 바나나우유를 ‘사재기' 해갔다. 우리에겐 평범한 음료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을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특히 이날 저녁 예정된 가수 이정현과 황치열의 공연도 관심이 높았다. ‘와’ ‘바꿔’ ‘너’ ‘줄래’ 등의 히트곡으로 유명한 이정현은 중국 30~40대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장쉐징(37)씨는 "중국의 젊은 세대들은 이정현을 잘 모르겠지만, 나이가 좀 있는 중국인들은 이정현의 노래를 듣고 컸다"며 "이정현의 ‘와’가 내 애창곡이다. 우리도 한국인처럼 새끼손가락 들고 노래한다"고 했다.
특히 이날 저녁 예정된 가수 이정현과 황치열의 공연도 관심이 높았다. ‘와’ ‘바꿔’ ‘너’ ‘줄래’ 등의 히트곡으로 유명한 이정현은 중국 30~40대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장쉐징(37)씨는 "중국의 젊은 세대들은 이정현을 잘 모르겠지만, 나이가 좀 있는 중국인들은 이정현의 노래를 듣고 컸다"며 "이정현의 ‘와’가 내 애창곡이다. 우리도 한국인처럼 새끼손가락 들고 노래한다"고 했다.

◇"韓中 관계 물꼬 트이나 기대감"
이번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방문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였던 ‘한한령’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실제 2017년 사드 갈등 이후 중국이 한국행 단체여행 상품을 금지하며 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급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2016년 806만명에서 2017년 416만명으로 48% 급감했다. 포상 관광객도 2016년 12만명에서 2017년 1만7000명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2018년부터 개별 관광객을 중심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서서히 증가하면서, 지난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550만명을 넘어섰다. 포상 관광객도 10만명을 넘어서면서, 사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번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방문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였던 ‘한한령’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실제 2017년 사드 갈등 이후 중국이 한국행 단체여행 상품을 금지하며 한국을 찾는 관광객은 급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2016년 806만명에서 2017년 416만명으로 48% 급감했다. 포상 관광객도 2016년 12만명에서 2017년 1만7000명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2018년부터 개별 관광객을 중심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서서히 증가하면서, 지난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550만명을 넘어섰다. 포상 관광객도 10만명을 넘어서면서, 사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나민구 한국외대 중국언어문화학부 교수는 "중국 정부가 한국 여행을 대규모로 허가해준 일은 한·중 관계에 좋은 신호"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양국의 교류에 물꼬가 트인다면 장기적으로 한한령이 풀릴 것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 변수가 너무 많아 교류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는데 이번 행사가 하나의 징후로 보인다"고 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중 간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올해 방한에 맞춰 한한령이 풀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공사는 올해 중국인 관광객 750만명을 목표로 세웠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중 간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올해 방한에 맞춰 한한령이 풀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공사는 올해 중국인 관광객 750만명을 목표로 세웠다.

현장에서 만난 중국 관광객
들도 앞으로 더 많은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쑤수이윈(46)씨는 "한중 관계가 점점 더 좋아지면 좋겠다. 전에는 한한령 때문에 한국에 못 왔지만 앞으로는 더 자주 놀러 오고 싶다"고 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행사장을 찾아 "이번 중국 대규모 기업행사 유치를 기회로 한·중 간 활발한 문화·경제적 교류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