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이 대안이다/군 개혁 10년 프로그램을 짜자

제주 기지 사건이 軍이라고 할 수 없는 지금 한국군의 실상이다

화이트보스 2020. 3. 16. 16:54


제주 기지 사건이 軍이라고 할 수 없는 지금 한국군의 실상이다

조선일보

입력 2020.03.16 03:24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납될 수 없다고 한다. 경계가 잘못되면 작전을 펼 기회조차 없이 몰살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주 해군기지에서 바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 드러난 실상을 보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지난 7일 민간인 2명이 제주 기지 철조망을 자르고 내부로 들어가 시위를 벌였다. 펜스에는 센서로 움직임을 감지하는 감시 체계가 있지만 고장 나 있었다. CCTV 화면을 모니터하는 감시병 2명도 침입 장면을 못 봤다고 한다. 민간인들은 이미 당일 오전에 기지 출입을 거부당하고 "부대에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위협한 사람들이었다. 군은 경계 태세를 강화하기는커녕 이들의 존재를 상부에 보고하지도 않았다.

이후 대처는 더 기막히다. 초소 근무자는 무단 침입 1시간이나 지나서 철조망 절단을 발견했다. 이를 보고받은 상황실은 그로부터도 42분이나 더 지난 뒤에야 '5분 대기조'에 출동 지시를 내렸다. '5분 대기조'는 5분이 아니라 11분 뒤에 현장에 도착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해군작전사령부와 합참에 즉시 보고는 전혀 없었다. 그러는 동안 무단 침입 민간인들은 1시간 반 넘게 아무런 제지 없이 기지 안을 돌아다니고 기념사진까지 찍었다고 한다. 이들이 간첩, 테러분자였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겠나.

지난해 군은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입항할 때까지 까맣게 몰랐고 발견 장소를 속이기까지 했다. 해군 탄약고 인근에서 거동 수상자가 달아나자 사병을 허위 자수시켜 사건을 은폐·조작한 일도 있었다. 이 거동 수상자는 초소 경계근무자였다. 음료를 사 러 근무지를 무단 이탈한 것이었다. 당시 질책을 받자 국방장관이 나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했지만 다 말뿐이었다. '설마 전쟁이 나겠나' '설마 북한이 쳐들어오겠나'는 생각이 최고 지휘관부터 이등병까지 지배하고 있다. 장교는 월급 받는 샐러리맨이고 병사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역 도장 받으러 온 사람들이다. 이것을 정말 군대라고 할 수 있나.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5/202003150137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