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받아 산 '평화와 치유의 집'
7년 동안 할머니들은 살지않고 윤미향 부친이 혼자 거주·관리
주민 "젊은이들 고기굽고 술판"… 수련회 등 펜션 영업한 의혹도
정대협은 2012년 현대중공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 기부한 10억원 중 7억5000만원으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의 토지 242평과 건물을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로 매입했다. 그러나 이 쉼터엔 지난 7년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한 적이 없고, 윤미향 전 정대협 대표의 부친이 혼자 거주하며 관리해왔다고 쉼터 근처 동네 주민들이 말했다.
안성시청 관계자와 인근 주민 등에 따르면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은 2013년 문을 연 이후 줄곧 윤 당선인 부친 윤모씨가 혼자 지켰다. 동네 이장 강모씨는 "할머니들은 1년에 한두 번 와서 쉬었는데 최근 1년 이상은 한 번도 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시청 관계자는 "윤○○씨라는 분이 처음부터 해당 시설에서 거의 상주했다"고 말했다. 인근 식당 주인 김모(58)씨는 "관리인 윤씨는 쉼터가 생긴 직후부터 시설 내부에 컨테이너 박스를 갖다 놓고 살다가 지난달 집이 팔리며 퇴거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관리인 윤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수원에 있는 딸 집에 간다'며 외출하곤 했다"고 전했다. 수원은 윤미향 전 대표 주소지다.
한 주민은 "평화의 집이라고 해놓고서 젊은 사람들이 애들 데리고 와서 술 먹고 고기 먹으며 놀다 간 적이 자주 있었다"고 말했다. 정대협은 이 쉼터를 펜션처럼 운영한 의혹이 있다. 윤 전 대표는 2016년 5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쉼터에서 술자리를 갖는 사진을 올리고 '오늘 밤만은 회의는 내려놓고 이대로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자'고 썼다. 또 수원여성회는 2017년 9월 이곳에서 1박2일 수련회를 가졌으며, 민중당은 지난해 8월 이곳에서 경기주권연대 출범식을 가졌다.
특히 한 포털 블로그에는 '안성 펜션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지어진 곳인데 행사로 종종 쓰이고 평소에는 펜션으로 쓰인다나 봐요'라며 이 쉼터 사진이 올라와 있다. 이 글에는 펜션의 위치를 묻는 댓글이 달렸는데 글쓴이가 윤 전 대표의 휴대전화 번호와 펜션의 주소를 답글로 달았다.
본지는 윤 전 대표에게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하고 문자를 남겼지만 답변이 없었다. 정의연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16일까지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