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값 고작 1달러대인데... 카타르·모잠비크 등 LNG선 대량 발주하는 까닭은
조선비즈
입력 2020.06.14 08:00 | 수정 2020.06.14 08:53
LNG가격 지지부진하지만 LNG선 만들러 韓 조선사 찾아
셰일 개발 등으로 공급폭탄 예고… "제때 대비 못하면 시장 놓쳐"
코로나19 사태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급감하면서 LNG가격이 1달러대까지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글로벌 에너지업체들이 ‘LNG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타르가 국내 조선 3사와 LNG 운반선 슬롯(배를 만드는 공간) 계약을 진행한 데 이어 모잠비크도 현대중공업 (95,000원▼ 4,000 -4.04%), 삼성중공업 (6,730원▼ 200 -2.89%)에 발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2일 외신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모잠비크 프로젝트를 맡은 프랑스 기업 토탈은 최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과 LNG선 건조슬롯(공간)을 예약했다. 다른 LNG 프로젝트에 건조공간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조선소 도크부터 맡으려는 목적이다. 토탈은 조만간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과 LNG운반선 신조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도 북극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 선주 노바텍은 지난 8일 대우조선해양에 ‘해상에 떠 있는 LNG터미널’이라고 불리는 LNG 바지선 2척을 발주했다. 북극해에서 생산된 LNG를 중간에 저장해 유럽과 아시아지역에 훨씬 빠르게 공급할 수 있고, LNG운반선 운영비도 낮출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국내 조선3사가 1일 오후 카타르 페트롤리움사와 화상으로 대규모 LNG선 발주 권리를 보장하는 약정서를 체결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삼성중공업 제공
◇ 동아시아 정책 변화에 수요 증가 기대… 발빠르게 움직이는 기존 생산국들
당초 조선·에너지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에 LNG 수요가 크게 줄어들어 프로젝트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S&P 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지난 4월 중 세계 3대 천연가스 지표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LNG 가격은 지난해 11월만 해도 2.8달러대였지만, 최근에는 1.8달러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0일 공개한 전망보고서에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올해 천연가스 소비규모가 1500억㎥(4%)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카타르와 모잠비크, 러시아는 업황 악화에도 LNG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탈석탄·탈원전 기조를 내세우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제가스연합(IGU)이 발표한 LNG 최다 수입국은 2018년 기준 일본(25%), 중국(17%), 한국(14%), 인도(7%), 대만(5%) 순이며, 이들의 LNG수입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내 LNG 발전설비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2~2034년)에 따라 지난해 39.7GW에서 2034년 60.6GW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대만은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를 현재 5%에서 20%로, 액화천연가스(LNG)의 비중을 50%로 높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도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석탄 대신 천연가스 사용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LNG 가격이 석탄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의 주요 에너지원이 석탄에서 LNG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치열해지는 LNG 수출 시장… 한국 조선업계 추가 수주 기대감 높아져
카타르와 모잠비크, 러시아 입장에서는 호주, 미국, 캐나다 등의 LNG 수출물량이 늘고 있어 대응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는 셰일오일 채굴 과정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수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 생산국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특히 카타르와 모잠비크 두 국가는 LNG수출이 국가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서 LNG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세계 1위 LNG 수출국 카타르는 석유, LNG 등 에너지자원 수출이 전체 재정수입의 80%를 차지한다. 현재 7700만 톤 규모의 연간 LNG 생산량도 2024년까지 1억1000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안정적인 수출국 확보가 중요하다.
모잠비크도 천연자원을 활용해 국가경제 부흥을 노리고 있다. 모잠비크 북부 지역 육상, 해상에서 진행되는 LNG 프로젝트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큰 민간 투자사업으로 꼽힐 정도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은 천연가스 생산이 본격화되는 2023년부터는 모잠비크 경제가 연평균 1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LNG운반선은 수년동안 나눠서 짓는 것이라서 당장의 LNG수요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라며 "LNG 수출량이 많은 카타르와 모잠비크 입장에서는 LNG 시장이 회복됐을 때 기민하게 대처해 수출을 늘리려면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조선업계에서는 카타르, 모잠비크의 움직임이 다른 선사들의 경쟁을 치열하게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카타르뿐만 아니라 러시아, 나이
지리아의 LNG프로젝트 진척이 확인된다"며 "공급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가 카타르, 모잠비크, 러시아 프로젝트 세개만 참여해도 향후 5년간 선박 목표 절반을 채울 것"이라며 "LNG선뿐만 아니라 탱커, 컨터이너선 등 다른 선주들의 발주 움직임도 서두르게 해 수주 선가가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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