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사회 , 경제

보수집권 플랜 들고 나선 김병준 "김종인의 기본소득은 신기루"

화이트보스 2020. 6. 21. 09:45

보수집권 플랜 들고 나선 김병준 "김종인의 기본소득은 신기루"

 

 

     

     

     

     

    입력 2020.06.21 06:05

    [주간조선]

    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6월 16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선을 노리는 잠룡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미래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는 언급을 했다. “권력의지가 부족하다”는 그간의 세간 평가와 달리 분명하게 자신의 정치적 꿈을 밝혔다. 2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나눈 이야기의 대부분도 ‘보수집권 플랜’이었다.

    그가 지난 총선에서 세종시에 출마한 것은 본격적인 정치인으로서 신고식이었다. 사실 세종시는 진보진영의 아성으로 분류되는 험지였다. 그는 낙선을 아쉬워하면서도 “37일 선거운동하고 5㎏이 빠졌다”고 웃으며 “조금 더 일찍 세종으로 내려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라고 했다.

    현재 그의 목표는 3040 젊은이들을 당 외곽에서 조직한 후 당으로 들어가 보수정치를 바꾸는 것이다. 조금씩 이러한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는데 6월 19일에 2박3일 일정으로 청년 50여명과 독도를 방문한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독도 방문 이유와 관련해 “보수의 이름으로 보수를 죽이는 우리 안의 적(敵)을 이야기할 것이다”라며 “이 나라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를 젊은이들과 찾아보겠다”고 적었다.


    “나도 대선후보 경선 참여할 수 있다”

    그의 보수집권 플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번 총선에 대한 그의 평가를 우선 들어야 한다. 이에 대한 그의 결론은 “보수우파가 패배한 것이 아니라 통합당이 졌다”는 것이었다.

    - 총선에서 보수가 뭉쳤는데도 패했다. 보수가 패배한 것인가. “우리가 언제 보수를 해보았나? 진짜 보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통합당은 보수우파 정당이라고 할 수 없다. 반문연대 정도가 맞을 것이다.”

    - 향후 보수의 깃발을 제대로 들면 승리할 수 있다고 보나. “선거에서 졌지만 30~40대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개인의 이익과 실사구시를 중요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파에서 말하는 자유민주주의에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심각한 정치 이야기로 시작해도 결국 집값, 아이 교육 문제 등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이들은 결코 사회주의를 지지할 수 없다.”

    그가 내세우는 보수집권 플랜은 진보 정치 세력을 벤치마킹해 기존 보수정치판을 바꿔버리자는 것이었다.

    - 보수의 한계는 무엇인가. “통합당의 뿌리는 좋게 말해서 ‘지도자 중심 당’이다. 지도자의 정치세력을 유지 확장하려고 당이 존재했던 역사가 있었다. 아직도 누군가 지도자로 당에 오기를 바란다. 그러다 보니 당 전체가 싸움을 해서 무엇인가를 쟁취하려는 자생력이 부족하다.”

    - 진보 정치에서 배울 것은 뭔가. “당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지도자 한 사람에게서 권력을 하사받는 것이 아니라 과거 민주화운동처럼 외곽에서 안으로 들어가서 당을 바꿔버리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민권이 발달한 시대에는 이러한 방식이 옳다.”

    - “외부에서 당을 자극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무슨 의미인가. “친문(親文)이 당을 장악한 과정을 잘 보아야 한다. 정교한 플랜이 있었다. 문성근의 백만민란을 거쳐 (친문이) 당에 대거 입당하면서 박힌 돌을 빼내듯 박지원, 정동영 등을 다 쫓아내고 당을 장악한 것이다. 젊은이들을 동원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주체가 되도록 해서 외부에서 당으로 들어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조세개편 없는 기본소득은 신기루”

    통합당은 현재 김종인 비대위 체제다. 과거에도 통합당은 선거에서 지면 보통 비대위를 만들어 수습해 왔다. 총선 패배로 김종인 비대위가 만들어졌듯,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김병준 비대위 체제가 열렸다. 전직 비대위원장으로서 현 비대위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뭘까.

    - 이미 비대위원장을 해봤는데 당이 말을 잘 듣나. “통합당 사람들은 상당히 순하고 점잖다. 존중해 준다.”

    - 비대위원장에 반대하는 사람은 통 안의 메기처럼 조직을 긴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나, 아니면 방해만 되나. “방해가 되는 경우도 꽤 있다. 비대위원장은 인사권도 공천권도 없다. 실질적 권한은 없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메시지 생산 능력으로 밀어붙이는 자리다. 국민에게 당을 잘 이끌어 가고 있다는 모습을 각인시켜 주어야 당의 지지도도 올라가고 당도 이끌 수 있다.”

    - 김종인 위원장이 주장하는 기본소득이 실현 가능할까. “신기루와 같다. 기본소득 이야기를 하려면 조세개편 이야기가 같이 나와야 한다. 북유럽의 경우 소득이 도시근로자 평균의 1.5~1.6배만 되면 60%에 가까운 소득세 최고세율이 적용된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기본소득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포퓰리즘이다. 기본소득을 좌파 정책이라고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재정과 복지를 그대로 두고 부자에게만 돈을 더 걷어서 기본소득을 주면 그것은 좌파 정책이다. 우파 입장에서는 행정과 관료의 비대화를 막는 데 기본소득이 이용될 수 있다. 기초연금이든 노인연금이든 다 합쳐서 줘버리자는 것이다. 대신 조금 모자라게 줘서, 보조금 찾는 시간에 일해서 더 벌라는 것이다.”

    - 대기업에만 더 걷으면 어떨까. “그러면 수입이 더 줄어든다. 기업들이 해외로 도피하게 될 것이다.”

    - 김종인 위원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직접은 안 할 것이다. 2017년 대선 출마의 경우 출마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비문 혹은 반문의 통합이 목적이었다. 본인이 5%라도 지지율이 생기면 (이를 지렛대로) 안철수·홍준표 후보를 통합시키려고 한 것 같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내가 그때 대선 출정식에 참석해 박수 쳐준 것도 그러한 이유다.”


    “내가 먼저 종로 출마 선언했더라면…”

    인물 중심의 당을 개혁하자는 그의 주장이 타당해도 통합당 입장에서는 경쟁력 있는 대선후보군을 만드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총선 실패 책임 문제가 나왔다.

    - 통합당에 경쟁력을 보이는 대선후보가 없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외곽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당에 들어온 사람이 없어서다. 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다 힘들게 올라왔다. 그런 것이 없으니, 기초가 약한 것이다. 황교안 전 대표만 보더라도 과거의 지지율은 사상누각이었던 것이다.”

    - 황교안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왜 실패했나. “내가 당 대표로 나오지 말라고 했다.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과 너무 연관되어 있다. 지난 정권에서 같은 길을 걷지 않았나. 다음으로 본인은 아니라 하겠지만 젊은 사람들에게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것이 병역 문제다. 이러니 조국, 윤미향 사태가 벌어져도 정의와 공정을 외치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당의 체질도 문제가 있다. 공천권을 가진 당 대표에게 제대로 이야기를 못한다. 당선이 어려운 지역구 출신, 하루라도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자리가 날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우선 들어야 한다. 영남권 의원들의 말은 나중에 들어도 된다. 그런데 영남권 의원들 이야기를 너무 들었다. ‘총선에서 150~180석은 문제가 없으니 총선 이후의 그림을 보면서 준비해야 한다’는 달콤한 말만 듣다가 문제가 생긴 것이다.”

    - 황교안 전 대표가 총선 이후 상황까지 고려해 당 내부를 정리했다는 것인가. “홍준표·김태호 의원을 그렇게 대접하면 안 되는 것이다. 부산·경남의 책임자로 맡겼어야 한다. 대구·경북도 나에게 책임을 맡겼으면 좋았을 것이다. 충청은 이완구 전 총리, 수도권은 오세훈 전 시장 등에게 맡기고 공천도 상의했어야 한다. 그렇게 했으면 총선에서 이겼다.”

    - 공천이 잘못된 이유가 뭔가. “공천을 하려면 나 같으면 내 손발을 자른다. 다음에 다른 큰일을 같이 하면 된다. 내가 비대위원장일 때 오른팔인 김용태 사무총장이 스스로 양천갑 위원장 자리를 내놓았지 않나. 가슴 아프지만 말리지 않았다. 내 주변에 있다고 당협위원장을 맡기지 않았다. 이번에는 황 대표의 눈을 가린다고 지적받던 친구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부터 정리했어야 한다. 아마 그랬으면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역할이 없었을 것이다. 황 대표는 공천 혁명을 통해 굳건한 대선후보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의 세종 출마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원래는 대구 출마를 준비했는데, 종로 이야기가 나오다가 세종으로 최종 결정됐다. 그는 인터뷰에서 종로에 출마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도 나타냈다.

    - 종로 출마 제안은 누가 했나.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종로에 나가 달라고) 부탁을 했다. 황교안 대표가 안 나갈 것 같다며 종로에 나갈 수 있냐고 해서 오케이했다. 20년간 종로에 살았고 대구에서 올라와 험지든 사지든 나가게 해달라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들 이낙연 총리를 피하길래 내가 마크맨 한다고 했다. 다만 내가 종로 나간다고 하면 황 대표가 상처가 날 수 있으니, 황 대표가 빠져나갈 명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해 내가 발표하지는 않았다.”

    - 결국 황 대표가 억지로 출마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황 대표에게 종로에 출마하든가 불출마하라고 최후 통첩을 했다. 모양이 좋지 않았다. 차라리 내가 종로에 나간다고 선수 치고 황 대표 보고 종로 나오려면 나와 경선하자고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내가 조금 이상한 사람 취급받더라도 명분은 만들어졌을 것이다.”

    - 세종에 갈 때 당선될 것으로 봤나. “‘떨어질 줄 알고 왜 나갔냐’고 물으면 상당히 당혹스럽다. 그것이 다 여의도 공식이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국회의원은 선거에 떨어지면 사람도 아니다’라는 이야기가 그렇다. 노무현, 김부겸, 유시민 등이 왜 부산이나 대구 등 불모지에서 출마했을까. 통합당은 광주, 전남의 인물을 키우려 노력을 하지 않는다. 이정현 한 사람 순천에 나간 것 말고는 없지 않았나. 나는 세종에 다시 출마하지 않더라도 계속 세종에 살고 있다. 15~18%에 머물던 지지율을 40%까지 올려놓았기에 10% 더 올리는 데 기여하고 싶기 때문이다.”


    “무혐의 끝난 수사 보이지 않는 손 작용”

    그는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 교육부총리 등을 지냈다. 이런 여권 경력 때문인지 야당 정치인은 그에게 처음 겪는 어려움일지 모른다. 실제 그는 인터뷰에서 야당 정치인으로서의 애환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2017년 강원랜드 주최 행사에서 골프 접대를 받았다며 김영란법 위반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사건에 대해 물었을 때였다. 이 사건은 3년을 끌다가 올해 2월 무혐의 결론이 났다. 야당 생활을 시작하자마자 시작된 수사였기에 “당시 수사가 우연이었다고 보나, 아니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결과였다고 보나”라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해당 의혹은 비대위원장 취임하는 날 터졌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정부 여러 기관이 주요 인사에 대한 탐문을 한다. 서울시장 출마설이 돌 때부터 주변에서 전화가 왔다. 조심하라고. 당시 골프 행사에 축사를 하러 참석했고, 저녁도 먹지 않고 나왔다. 치사하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이렇게 위중한데 이런 것을 이슈로 삼지 말고 정책적인 것으로 싸워야 한다.”

     

    - 더 많은 기사는 주간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 13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킹메이커'냐 '토사종팽'이냐… 좌클릭 김종인 앞의 장벽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9/202006190398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