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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의 우주개발 경쟁 틈바구니에서

화이트보스 2008. 9. 28. 12:52

중국·일본의 우주개발 경쟁 틈바구니에서

중국이 25일 세 번째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7호를 발사했다. 우주인 3명이 탑승해 4일간 343㎞ 상공의 지구 궤도를 돌면서 갖가지 실험을 진행한다. 27일엔 우주인 한 명이 우주선 밖으로 나와 40분간 우주 유영(游泳)을 하면서 과학실험장비를 우주선에 부착할 예정이다.

미국러시아에 이어 중국이 처음 시도하는 우주 유영은 유인 우주탐사를 위한 필수과정이다. 2003년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이래 우주를 향한 중국의 발걸음에 가속이 붙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달 탐사위성 창어(嫦娥)를 발사한 데 이어 2012년 무인 달 착륙선, 2017년 유인 달 착륙선을 쏘아올리고 2020년엔 독자적인 우주정거장을 건설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일본도 여기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중국보다 한 달 먼저 달 탐사위성 '가구야'를 달 궤도에 올려놓았고 올해 초엔 국제우주정거장에 일본 최초의 우주 실험동(모듈)을 설치했다. 2013년엔 달 착륙선을 보내 암석 표본 등을 채취할 계획이다. 일본은 이미 화성·소행성·태양 탐사위성을 쏘아올렸고 금성·수성 탐사위성 발사계획도 갖고 있다.

일본은 지난 5월 우주기본법을 개정하면서 '일본의 안전보장에 이바지하는 우주개발을 추진한다'는 조항을 명시했다. 고(高)해상도 정찰위성은 물론, 미사일 방어체제의 핵심이 되는 조기경보 위성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은 최근 우주 정책과 전략 수립을 총괄할 우주개발전략본부를 발족시켜 총리가 본부장을 맡도록 했다.

우리는 올해 처음으로 세계 475번째 우주인을 배출했을 만큼 출발이 늦었다. 2020년 달 궤도선, 2025년 달 착륙선 발사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까마득한 이야기다. 2006년 기준 우리 우주개발 예산은 2억900만 달러로 22억 달러가 넘는 일본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21세기는 우주시대다. 우주개발에서 뒤처지면 첨단기술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되고 그만큼 선진국으로 올라서기도 어려워진다. 군사·안보 차원의 위협도 무시할 수 없다. 국가적 생존을 위해서도 우주 개발은 더 늦출 수 없는 과제다.

이스라엘은 우리보다 우주개발 예산이 훨씬 적은데도 자력(自力)으로 위성 발사에 성공했고, 세계에서 가장 경제성이 뛰어난 위성을 만들고 있다. 선택과 집중의 전략으로 우주개발 레이스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경제·산업·과학·기술·군사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망라한 한국식 우주개발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