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핫이슈 | |
네 살·5개월 된 두 외손주를 둔 할머니지만 아직도 자신의 체중과 허리 사이즈를 걱정했다. 둘째 딸 카밀라씨를 낳은 뒤 허리 살이 잘 빠지지 않아 고생했단다. 체중이 60㎏을 조금 넘어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혈당·콜레스테롤·혈압도 모두 정상이에요. 우리 연령대면 으레 하나둘씩 갖고 있기 쉬운 성인병이 없는 것이 아직도 현역 가수로 남게 된 비결인 것 같아요.”
젊을 때 그는 체력 관리를 위해 아령을 했다. 아령 무게를 5㎏(한손에)까지 늘렸으나 10여 년 전 팔뼈가 부러진 뒤 지금은 무게를 많이 드는 운동은 가급적 피한다. 골프도 1960년대에 시작했으나 시간이 너무 많이 드는 운동이어서 접었다. 지금은 요가·수영·걷기·노래 등 네 가지가 그의 건강 지킴이가 되고 있다.
◆요가=5년 전 큰딸의 권유로 요가에 입문했다. “폴란드 사람에게 처음 요가를 배웠어요. 요즘은 한국인 여자 선생의 지도를 받으며 매일 1시간30분씩 요가를 합니다.”
이렇게 꾸준히 정진한 덕분에 지금은 20, 30대 젊은 사람도 겁을 낼 만한 아찔한 동작을 거뜬히 취한다. 무릎을 끓고 앉은 뒤 허리를 뒤로 굽혀 몸을 180도로 만들기, 그리고 15∼20분간 그대로 유지하기, 정수리를 바닥에 대고 다리를 올려 물구나무서기, 목과 어깨만을 바닥에 대고 다리 올려 물구나무서기(숄더 스탠드)…. “무릎 끓고 몸을 일자로 펴는 자세는 요가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터득했어요. 처음엔 장단지가 당겨 심한 통증을 느꼈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자기 전이나 공연 직전 분장실에서 이 자세로 전신을 스트레칭해요.”
요가를 마치고 나면 정신이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진다는 것이 그의 요가 예찬이다. 그래서 몸이 천근만근 무거운 공연 다음 날에도 요가를 하러 수련장으로 달려간다.
“요가는 밸런스가 중요해요. 몸의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면 목·허리를 다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겁을 먹을 필요는 없어요. 50대 이후에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저도 60대 중반에 요가를 처음 접했는데 지금은 고급반입니다.”
◆수영=시작한 지 60년도 더 된 그의 ‘오래된 친구’다. 그는 호흡이 길수록 좋은 가수라고 믿는다. 어릴 때부터 수영을 꾸준히 한 것은 폐활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수영장에 가면 요즘도 기본이 1㎞다. ‘필’ 받으면 2㎞도 OK다. 1㎞를 수영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5∼40분 정도다. “박태환 선수보다는 못하죠”라며 그는 싱긋 웃었다. “12, 13세 때 강폭이 지금보다 훨씬 넓었던 한강을 수영으로 건너곤 했어요. 일단 물속에 들어가면 나오고 싶지 않을 만큼 수영을 사랑합니다. 물에서 처음 200m까지는 몸이 무겁지만 이 고비만 넘기면 쭉쭉 나가는 느낌이 들어요.”
◆걷기=그의 사무실 벽엔 ‘서울올림픽 20주년 기념 국민화합 걷기 축제 홍보위원장’ 위촉장이 붙어 있었다. 처음엔 그가 유명인이어서 ‘홍보대사’를 맡은 것이려니 생각했다. 알고 보니 걷기는 그의 일상이었다. 공연이 있는 주말을 빼곤 거의 매일, 하루에 5㎞씩 걷는다.
“기계(러닝머신) 위에선 안 걸어요. 차가 잘 안 다니는 곳을 찾아가 바깥 공기를 마시면서 걷습니다. 걷기는 운동화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운동이죠. 걸으면서 저는 제 노래 가사도 외우고 특히 공연 전엔 온갖 구상을 다합니다. 선곡을 어떻게 할지, 드레스는 무엇을 입을지…. ”
◆노래=그의 노래는 노래방에서 ‘흥 깨는’ 노래다. 고음이 많아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니다. 한 곡만 불러도 목을 감싸거나 힘이 쭉 빠진다는 사람도 많다. 이런 노래를 한 번의 공연에 보통 25곡 부른다. 현재 그는 50주년 기념 전국 순회공연 중인데 하루 2회 공연은 4시간30분의 강행군이다. 엄청난 에너지와 젊은 사람도 감당하기 힘든 체력을 요구한다.
“건강 관리를 철저히 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은 제 콘서트를 찾은 팬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여름 복날에도 늘 스카프로 목을 감아 성대를 보호합니다. 독감·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비타민C를 복용해요. TV도 편안히 누워서 보지 않고 훌라우프를 30분가량 하면서 봅니다. 술이나 담배는 절대 안 하고요.”
건강이든 무엇이든 집념을 갖고 꾸준히 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노가수의 생활신조다. ‘No pain, No gain’(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이란 그의 말이 가슴에 쟁쟁이 울렸다.
박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