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자금회수 도대체 왜?
빚내가며 규모키운 대출이 자금난 불러
정철환 기자 plomat@chosun.com
은행들이 자금을 거둬들이는 이유는 외화와 원화 양쪽에서 이중의 자금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금리가 싼 해외의 엔화·달러화 자금을 대거 들여와 국내 기업에 대출을 해줬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올 들어 달러 대비 환율이 35%가량 급등하면서 이 대출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압박하고 있다. 환율 때문에 대출 규모가 자연스럽게 불어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글로벌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이 해외 차입액의 만기 연장도 되지 않고 있다. A시중은행 임원은 "해외 자금 시장 사정이 워낙 안 좋아 은행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원화 자금난 역시 비슷한 구조다. 2005년 이후 대규모로 주택담보대출 자산을 늘이면서 채권(은행채)을 발행해 대출 자원을 마련해 왔지만,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기존 대출을 회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빚내서 대출을 내준 은행들이 자금난에 몰리자, 기업들에게 내준 자금을 다짜고짜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다.
연말에 산정하는 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연체율이 높은 중소기업대출을 대폭 줄이고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은행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높은 신용도를 유지하려면 이 비율을 10~11% 이상으로 맞춰야 하는데, 현재 국내 상당수 은행들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10%대 내외로, 연체율이 높은 위험 자산을 급격히 줄여야 할 상황이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연체율이 상승 추세에 있어 리스크(자산 부실 위험성) 관리를 생각하면 대출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지난해 말 1.0% 수준이었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 9월 1.5%까지 높아졌고, 10월에는 1.7%대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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