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중국의 철도 건설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떡도 있을까.
베이징~상하이 구간 고속전철의 상하이 역사 공사 현장. 총 1318㎞ 길이의 이 공사는 5년간 2209억 위안이 투자된다. [상하이=한우덕 기자] | |
‘있다’. 전문가들은 토목건설, 차량 등 하드웨어는 어렵지만 공사 감리, 통신체계, 자동요금징수(AFC) 시스템 등의 소프트 분야에선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한다. 물론 철강·기계 등 분야에 진출한 국내 업체는 간접적 효과를 볼 수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철도 시공 감리를 맡고 있는 게 중국 철도 분야 진출의 대표적인 케이스. 이 회사는 지금 우한~광저우, 하얼빈~다롄(大連) 구간의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감리·자문 업체로 참여하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이 우한~광저우 철도공사 제1구간의 감리사업을 따낸 것은 2006년. 프랑스와 네덜란드·미국 등이 참여한 입찰에서 사업권을 따냈다. 2004년 갓 운행을 시작한 한국 고속철도가 거둔 작지만 의미 있는 쾌거였다. 베이징사무소 허상원 부장은 “3구간으로 각각 나눠 진행된 우한~광저우 고속전철 감리에서 한국 감리팀이 최고의 성적을 받았다”며 “이 실적에 힘입어 올 초 하얼빈~다롄 고속전철의 컨설팅 사업을 따냈다”고 말했다. 계약금 5500만 달러. 하 부장은 “계약금 액수보다 실력을 인정받아 중국 철도사업에 진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고 덧붙였다.
시스템 통합업체인 삼성SDS는 지하철 AFC 시스템 사업으로 일찌감치 철도산업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광저우 5개 노선, 베이징 3개 노선, 우한 2개 노선, 톈진(天津) 1개 노선 등에 AFC 시스템을 구축했거나 구축 중이다. 2002년 베이징에 진출한 삼성SDS는 이 분야 최고 기술 보유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올해 매출액 3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가 하면 프라임그룹 내 건축설계 전문업체인 삼안은 철도 역사 설계 분야에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충칭(重慶)·항저우(杭州)·우한 등의 지하철 역사 설계가 삼안의 작품이다. 차명준 삼안 상하이법인 대표는 “중국 각 도시의 지하철 건설 담당자를 서울로 초청해 지하철 역사를 보여 주면 많이 놀란다”며 “철도 건설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 진출의 길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한우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