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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g에 24만원하는 쇠고기

화이트보스 2008. 12. 15. 22:21

230g에 24만원하는 쇠고기
농업도 첨단산업이다

#사례1

먹장구름이 짙은 지난 11월 중순 네덜란드 드리어 지역의 한 농가. 암스테르담에서 차로 1시간 안팎 떨어진 이곳에선 `프로미넌트(Prominentㆍ탁월한)`라는 브랜드로 팔리는 송이토마토를 재배한다. 새로 만든 3.5헥타아르(㏊ㆍ1만㎡)짜리 `반밀폐` 유리온실이 이 집의 자랑거리. 외부공기를 거의 쓰지 않는 온실 안에 들어가보니 반대 편 끝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다.

반밀폐 온실은 1㎡에서 토마토 50㎏을 생산한다. 흔히 보는 비닐온실의 10배다. 1년 유지비는 ㎡당 80~100유로. 우리 돈으로 14만~18만원이다.

동행한 한 율브링크 농식품부 자문관은 "이 같은 시스템은 네덜란드에서는 일반적"이라고 설명한다.

#사례2

일본 미에현 마쓰자카시의 한 식당. 불경기에도 230g짜리 쇠고기 스테이크가 최고 1만6000엔(약 24만원)에 팔린다. 이 지역 쇠고기 `마쓰자카 와규(和牛)`는 도축량의 반 이상이 최고급 백화점으로 팔린다. 마쓰자카 와규가 명실공히 최고로 인정받은 것은 2002년 즈음.

2001년 광우병 발생 이후 소비자들은 소가 뭘 먹고 어디서 어떻게 자라는지, 누구에게 도축됐는지 정보를 요구했다. 마쓰자카식육공사는 농가 등기번호와 소 DNA 등을 담은 소의 개체정보를 모든 상품에 10자리 번호로 기록했다. 마블링을 위해 소에게 혈액순환에 좋은 마사지를 해주고, 출하 8개월 전부터 식욕부진을 막으려 맥주를 먹이는 등 세심한 배려를 했다. 비싼 값의 쇠고기는 비싼 노력의 결과였다.

"언제까지 `쌀농사 짓는 고향`에 안주할 것인가. 농업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해야 길이 보인다."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매경 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에서 한 말이다.

농업은 1차 산업이 아니다. 각종 농업기술과 독특한 유통전략, 작물별 브랜드화를 통해 이미 고부가가치 산업의 반열에 든지 오래다. 얀 퐁거스 네덜란드 와게니겐대학 교수는 "집적된 연구역량과 기술이 농업 클러스터의 성공비결"이라고 단언한다. 우리 농업인들이 수십년 간 `보상과 지원`에 매달리는 사이 선진 농업국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네덜란드의 유리온실과 일본 명품 와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그래서 "농업이 먼저 첨단산업, 제조업임을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매일경제는 농림수산식품부와 공동으로 21세기 첨단산업인 농업의 선진사례를 소개하고 우리의 발전방향을 함께 모색한다.

[기획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