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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체중이 많이 나간 남자는 미국의 존 브르어 미녹으로 635kg이나 나갔다. 이 정도면 커다란 황소 한 마리의 무게와 맞먹는 체중이다. 집에서 병원으로 옮기는 데 12명의 소방관이 동원됐고, 병원에서는 침대 3개를 합쳐 사용했으며, 침대에서 돌아눕는 데도 12명의 간호사가 동원됐다. 결국 그는 위와 장 절제수술 후 여러 가지 비만치료를 받은 결과 419kg을 감량했다. 그래도 체중이 216kg이나 나갔다. 세계에서 가장 체중이 많이 나간 여자는 미국의 로잘리 브래드포드인데 544kg이고, 416kg 감량에 성공하여 128kg까지 체중을 줄이기도 했다. 그래도 이 사람들은 40대에 죽었다.
만병의 원인 비만은 유전자 검사 후 치료
우리나라도 근래에 비만환자가 갑자기 많이 늘었다. 거리에 다니다 보면 아예 인생을 포기한 듯 머리도 아무렇게나 하고 옷도 아무렇게나 입고 커다란 운동화에 말끝마다 욕이나 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필자가 대학 다닐 때에는 뚱뚱한 사람이 여학생에게 인기 좋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인간의 적당한 체중은 키에서 100을 빼고 0.95를 곱하면 나온다. 예를 들면 키 170cm인 사람은 100을 뺀 70에 곱하기 0.95 하면 66.5kg이 표준체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으로 보아서는 키에서 110을 빼는 것이 한국 사람에게 맞다. 모든 학문이나 풍습은 시대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다. 자연환경이 달라지니까.
표준체중에서 10%를 초과하면 비만으로 판정한다. 우리 몸에 비만유전자는 ADRB3와 UCP-1이 있는데, 8번 염색체와 4번 염색체 속에 들어 있다. 비만은 복부지방과 피하지방으로 나눌 수 있는데, 복부비만은 생명을 위협하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중풍, 통풍, 뇌경색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비만의 원인은 과음, 과식, 편식, 스트레스, 운동부족, 여성호르몬, 장내 미생물, 신경호르몬, 설당, 과당, 연령, 그리고 비만유전자다. 비만환자의 40%가 비만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원인 중에 미생물과 신경호르몬은 최근 연구된 것으로 장내 미생물 중에는 당분과 지방질을 분해하는 미생물과 방해하는 미생물이 있어 균형을 잃으면 비만이 되는 것이다. 뇌 속의 시상하부가 기능이 떨어지면 식욕조절기능도 저하돼 과식하여 비만이 된다. 교통사고나 뇌종양으로 머리를 다쳐 병원에 누워 있는 것도 원인이 되지만, 식욕을 조절하지 못하여 많이 먹어서 비만이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퇴원해서 적게 먹으면 된다.
비만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협심증, 심근경색, 불임, 관절염, 중풍, 통풍, 치매, 척추측만, 아토피, 피부궤양 등 많은 질병을 유발시킨다. 예방법은 아주 간단할 수도 있고 복잡할 수도 있다. 간단한 방법은 안 먹는 것이지만, 무조건 안 먹으면 다른 병에 걸려 생명이 위험해지므로 적당히 먹으면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소식, 운동, 자동차 안 타기, 텔레비전 안 보기, 잡곡밥 먹기, 오래 씹기, 금주가 좋다. 비만유전자 검사를 통하여 맞춤처방으로 치료하는 것이 대단히 효과적이다.
우리나라 당뇨환자는 진성당뇨 환자와 내당능 환자를 합하면 1천만 명에 이른다. 진성당뇨 환자는 확실하게 치료를 받아야 되는 환자로 500만 명이 되고, 관리만 잘 하면 당뇨환자로 넘어가지 않는 내당능 환자는 500만 명이 된다.
당뇨병은 합병증을 유발시키는 대단히 무서운 병이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합병증이 안 나타나는 곳이 없다. 눈에는 백내장이나 녹내장을 일으켜 실명이 될 수도 있고, 귀에는 중이염이나 내이염, 또는 청각신경에 병변을 일으켜 청각장애를 가져오며, 결핵이나 기관지염도 발병된다. 또한 코에는 알레르기성 비염을 일으키며, 폐나 기관지에는 여러 가지 감염병을 일으킨다.
심장에는 협심증을 일으키며, 간장에는 여러 가지 간염과 간암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신장에는 신우염이나 동맥경화증을 일으켜 요독증이 발생되고, 나중에는 혈액투석까지 해야 하는 경우와 신장이식도 해야 되는 불행까지 겹치게 된다. 더 끔직한 것은 가끔 텔레비전에서 보듯이 발가락이 썩어 가는 족부궤양증에 걸려서 나중에는 다리를 절단하는 비극을 맞기도 한다.
당뇨병의 원인은 비만, 고지혈증, 스트레스, 과음, 과식, 과로, 약물, 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당뇨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이다. 부모 중 한 사람이 당뇨병이 있으면 자손의 50%가 당뇨병에 걸리고 부모 양쪽이 다 당뇨병이 있으면 적어도 자손의 75%가 당뇨병에 걸린다는 보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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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는 치료와 관리 잘하면 일생동안 건강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뇨병에 걸려도 꾸준히 치료와 관리를 하면 일생을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당뇨로 인한 몸 관리는 일반적인 건강관리와 같으므로 몸이 건강하다. 다만 약물치료와 음식관리가 조금 병행되어야 한다.
당뇨병 유전자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FABP2와 IRS2가 그것이다. 전자는 9번 염색체에 들어 있고 후자는 2번 염색체에 존재한다. 지방질과 단백질의 대사에 관여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시켜 당뇨병을 만들어낸다.
당뇨유전자는 췌장 속에 있는 인슐린 분비세포에 관여하여 기능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동양 사람은 서양 사람에 비하여 췌장 안에 인슐린 세포를 30%나 적게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비만환자가 많은 영국이나 미국에 비하여 당뇨병에 많이 걸린다.
당뇨병의 증상은 갈증이 많이 나서 물을 많이 먹고, 소변을 많이 보면서 거품이 많고 맛이 달며,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고 먹고 나면 바로 허기증이 난다. 밤이나 낮이나 항상 피로하고 성욕은 전혀 없으며 가끔 시도해도 중도에 포기한다. 체중도 줄고 기운도 줄고 기억력도 줄고, 의욕도 줄고 성욕도 줄고, 청력도 줄고 시력도 줄어드는 등 모든 기관의 기능이 줄어든다. 전체적인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암도 발생한다.
당뇨병의 치료는 약물요법, 식이요법, 운동요법으로 나누는데, 필자는 오래 전부터 삼발이 요법을 주장했다. 삼발이에 발이 하나 빠지면 쓰러지듯이 세 가지 요법을 적당히 해야 된다는 말이다. 유전자가 있으면 거기에 맞는 유전자 맞춤처방으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김남주 보건학 박사·잠실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