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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800원대 폭락가능…기업 도산 우려”

화이트보스 2008. 12. 25. 20:29

환율 800원대 폭락가능…기업 도산 우려”
[FOCUS] 경제 예측의 달인 최용식 21세기경제학연구소장
 
김경탁 기자
▲21세기경제학연구소 최용식 소장     © 김경탁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하던 올 4∼5월경,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200달러 돌파를 전망한 반면 삼성경제연구소가 60∼70달러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실제 삼성의 전망과 같은 방향으로 국제 유가가 움직인 사실이 화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21세기경제학연구소의 최용식 소장이 올해 2월에 이미 ‘장기적으로 국제 유가 40∼50달러대 안착’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12월17일 현재 두바이 현물유가는 42.55달러.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정확한 경기·가격 전망으로 정평이 나 있는 최용식 소장은 최근 ‘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미네르바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꿈과 희망 바이러스’라는 제목으로 열정적인 집필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 소장은 현재 경제위기의 가장 핵심적 원인을 ‘극단적 비관주의’로 보고, 이미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린 정부가 ‘비관주의’를 극복할 능력이 없다면 경제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민초들이 직접 나서서 ‘비관주의’와 싸움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은 그동안 최용식 소장과 여러 차례 전화인터뷰를 가졌고 ‘9월 위기설’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9월에는 21세기경제학연구소를 찾아가 최 소장과 대면 인터뷰를 가지기도 했는데, 당시 인터뷰에서도 최 소장은 ‘위기설’이 위기를 부른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용식 소장은 지난 12월15일 연구소 홈페이지(www.taeri.org)에 현재의 경제상황과 관련해 한 경제전문가와 만나서 나눈 대화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올렸다. <사건의내막>은 최 소장의 양해를 얻어 이 내용을 정리·게재한다. 


“환율 급등은 작전세력과 ‘수요의 시간이동’ 때문”

‘위기설’이 진짜 위기 불렀다…어두운 극장 안에서
누군가 ‘불이야’라고 외치면 대형사고 터질 수 있어

다음은 모 경제전문가와 최용식 소장의 일문일답.

- 금융시장이 갑자기
불안해진 이유는 무엇인가?

△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게 언제부터였는지를 따지면 그 원인을 쉽게 밝혀내는 경우가 제법 많다. 현재의 금융시장 불안도 마찬가지이다.

국내 금융시장이 본격적으로 불안해지기 시작한 것은 8월 이후이다. 7월까지만 하더라도 주가지수는 1600~1700선을 유지했고, 환율은 1000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8월부터 본격적으로 주가지수가 폭락하기 시작했고 환율은 폭등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현재의 금융시장 불안은 그 원인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당시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9월 금융위기설’ 혹은 ‘9월 외환위기설’이 갑자기 대두했었다. 그 뒤부터 주식은 폭락을 했고, 환율은 폭등했다.

- 9월 금융위기설이 금융시장 불안을 불렀다고 보기에는 설득력이 너무 약하지 않은가? 다른 원인은 없었을까?

△ 어두운 극장 안에서 누군가 ‘불이야’를 외치면 대형사고가 터질 수 있다. 경제도 마찬가지이다. 경제는 자기실현성이 매우 높아서, 주체들이 경제위기가 온다고 믿으면 반드시 위기가 찾아온다.

- 금융위기설이 영향력을 발휘했던 것은 우리 경제가 실제로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은 아닐까? 혹시 외환보유고는 많았지만, 가용외환보유고는 불충분했던 것은 아닐까?

△ IMF의
통계 매뉴얼에 따르면, 즉시 현금화시킬 수 있는 금융자산만 외환보유고에 포함시킨다. 당시의 외환보유고 2400억 달러는 모두 가용외환보유고였다. 이것은 세계 6위에 해당한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당해야 한다면, 외환보유고가 우리나라 10분의 1 수준인 스페인과 같은 나라에서는 진즉 외환위기가 발생했어야 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보다 외환보유고가 훨씬 적은 나라들도 대부분 아직 외환위기를 겪지 않고 있다.

- 국제수지가 지난해 말부터 갑자기 적자로 돌아선 것이 환율상승의 결정적 원인은 아니었나?

△ 우리나라 경상수지 적자는 GDP의 2%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보다 그 규모가 훨씬 큰 스페인이나 뉴질랜드나 호주 등은 외환위기설이 우리나라처럼 심각하지 않다. 환율도 우리나라처럼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 그럼 우리나라 환율이 급상승한 이유는 무엇인가? 실제로 외환위기가 진행되지 않았나?

△ 폴란드, 헝가리, 파키스탄 등은 IMF 구제금융을 받았거나 실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이런 나라들 통화에 대해서조차 우리 환율은 지난해 말 대비 20~30%나 상승했다.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외환위기를 실제로 겪고 있는 나라에 대해서조차 어떻게 환율이 이처럼 급상승할 수 있겠는가?

-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작전세력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벌어질 수 없다.

- 누가 작전을 펼쳤다는 얘기인가?

△ 외국계 금융기관들이다. 해외 저명 언론은 물론이고 국내 바람잡이까지 동원하여 각종 외환위기설을 퍼뜨려 우리 외환시장을 교란하였다.

- 그들이 우리 외환시장을 교란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우리 외환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큰돈을 벌어갔다. 1997년에는 외환보유고가 350억 달러나 연기처럼 사라졌는데, 그 대부분을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차지했다.
 
2001년에도 환율이 급등했는데, 이때에도 250억 달러 이상을 벌어갔다. 2004년부터 2005년 사이에는 정부가 환율방어를 하는 과정에서는 수십조원의 거래손실을 기록했는데, 이것도 대부분 외국인 차지였다. 이때에도 수백억 달러의 이익을 챙긴 것이다.
 
올해는 외환보유고가 600억 달러 정도 줄었는데, 경상수지 적자 90억 달러와 자본수지 적자 250억 달러를 제외하고는 그 대부분을 외국인들이 차지했다.

- 그게 진짜로 사실인가?

△ 외국인이
주식투자 목적으로 들여온 외환은 모두 252억 달러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은 2007년 연평균 3500억 달러에 이르렀었다.
 
이렇게 많은 돈을 어떻게 벌었겠는가? 외환시장의 불안감을 이용하여 그렇게 번 것이다.
 
한 마디로,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엄청난 국부유출을 일으켰던 셈이다. 우리 국민이 땀 흘려서 수출로 벌어들인 외환이 이렇게 허무하게 외국인 수중에 들어갔다. 

- 11월에 환율이 가장 크게 올랐는데, ‘인터넷 경제대통령’이라는 미네르바의 예언처럼 ‘노란 토끼’, 즉 일본 엔화자금이 본격적으로 공격을 개시했던 것은 아닐까? 진짜 우리 환율이 1800~2000원대까지 오르는 것은 아닐까?

△ 일본 엔화자금이 우리 환율을 끌어올릴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환율이 오르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엔화자금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국내 자산 3000억원짜리를 지난해 연말에 팔았다면 350억 엔을 찾아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200억 엔에도 미치지 못한다. 환율이 8원대에서 15원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엄청난 손해를 볼 일을 왜 하겠는가?


▲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주식투자액은 총 252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외환시장이 한번 출렁일 때마다 외국인들은 막대한 수익을 거둬 이 돈이 3500억달러로 불어났다는 것이 최용식 소장의 주장이다. ©브레이크뉴스

외국 금융기관들, 우리 외환시장 요동칠 때마다 고수익
주식투자 순유입 252억 달러 불과…3500억 달러로 불어
 
- 그럼 외국인들이 여전히 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말인가?

△ 아니다. 외국계 작전세력은 이제 거의 대부분 빠져나갔다. 최근에는 수요의 시간이동이 환율을 상승시켰다. 3개월 후나 6개월 후, 심지어 1년 후에나 달러가 필요한 사람들까지 지금 달러를 매입하였다. 미래에 나타날 수요가 현재로 이동해옴으로써 수요가 크게 늘어나 환율이 급상승한 것이다.

- 환율이 오르면 수출에 도움을 주고, 경기회복에는 긍정적이지 않나?

△ 수요가 시간이동을 하여 환율이 급상승했으므로, 그 거품은 꺼지게 마련이다. 언젠가는 수요가 이동해간 때가 닥치고, 이때에는 수요가 거의 공동화되어 환율은 폭락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환율이 800원대까지 폭락할지도 모르겠다. 이 경우 수출업체는 물론이고 내수업체도 가격경쟁력을 잃어서 도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 지금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것도 수요의 시간이동 때문인가?

△ 그렇다. 아파트 가격이 오를 때에 몇 년 더 저축해야 할 사람들까지 돈을 빌려서 아파트를 샀다. 그래서 부동산 투기가 일어났고 가격은 한꺼번에 폭등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수요가 과거로 이동해감으로써 거의 공동화되어 있다. 정부가 온갖 부양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당분간 금융위기는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데, 대책은 없는가?

△ 의사는 병의 근원을 찾아서 처방한다. 금융위기도 마찬가지이다. 근원을 찾아서 처방하면 금융위기를 얼마든지 해소할 수 있다. 외환시장 불안이 현재의 금융시장 불안을 불렀으므로, 외환시장부터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 어떻게 해야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가?

△ 외환위기설이나 금융위기설을 잠재우면 그것이 가능하다.

- 어떻게 잠재울 수 있나?

△ 우리나라 환율이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폴란드, 헝가리, 파기스탄, 터키 등의 통화에 대해서조차 20~30% 이상 올랐다는 사실을 외환시장 참여자들에게 널리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면 환율은 안정될 것이다.

- 그것으로 충분할까? 너무 단순한 생각 아닌가?

△ 해답은 항상 가깝고 쉬운 곳에 있다. 가깝고 쉬운 곳에서 찾지 않을 따름이고, 찾았더라도 쉽게 믿지 않을 따름이다. 우리 환율이 IMF 구제금융을 받은 나라들에 비해서도 많이 올랐다는 사실을 시장참여자들에게 충분히 인식시키면 환율은 하락으로 돌아설 것이다.

또한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우리 외환시장에서 엄청난 돈을 벌어갔다는 사실도 알릴 필요가 있다. 그래야 우리 국민들이 위기설에 부화뇌동하는 일을 잠재울 수 있다.

- 환율이 하락한다고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까? 너무 안이한 생각은 아닌가?

△ 만약 환율이 1200원대까지만 꾸준히 떨어지면 현재의 수요가 미래로 이동해갈 것이고, 환율은 더 안정될 것이다. 그러면 외국자본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국내에 다시 유입될 것이고, 은행 등 금융기관의 자금난은 쉽게 풀릴 것이다.
 
실제로 10월 자본수지를 보면 외국 자본이 262억 달러나 이탈했고, 이것이 금융시장의 자금난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8월 이후 환율이 줄기차게 상승함에 따라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 자금이 우리나라를 이탈했던 것이다. 지금은 환율이 너무 올랐다. 다시 떨어지기 시작하면 외국인 투자자들도 우리나라에 돌아올 것이다.

- 미국발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너무 심각하지 않나? 베어스턴스, 메릴린치, 골드먼삭스, 리먼브러더스, AIG 등 초대형 금융기관들이 무너지거나 합병되었을 정도로 금융위기가 심각하고, 실물경제까지 타격을 입고 있다. GM 등 거대 자동차회사들, 초대형 유통업체 서킷시티 등이 도산했거나 도산 직전이고, 심지어 스타벅스까지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도 그 영향을 받지 않을까?

△ 우리 환율이 미국 금융시장과 연동되어 있는 현실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미국 주가지수가 하락하면 우리 주가지수도 하락하고 환율은 상승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가 미국 경제와 동행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특히 환율은 더욱 그렇다. 미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수록 달러 가치는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대부분 그렇게 나타난다. 국내에서만 반대로 나타난다.
 
미국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우리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이게 어떻게 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국내 시장참여자들의 인식수준이 고작 이 정도인가를 의심할 때가 있다.

- 그게 엄연한 현실이 아닌가?

△ 외국자본은 국내 시장참여자들과는 다르다. 그들은 이성적으로 판단한다. 조만간 다시 우리 환율을 공략하여 또 돈을 벌어갈 것이다. 환율이 지나치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외국자본이 우리 환율을 공략하면 환율은 떨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금융시장의 자금경색은 풀릴 수 있을 것이다.

-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 문제는 그 다음이다. 외국자본이 국내에서 환율을 공략하여 충분히 돈을 벌었다고 판단하면 다시 빠져나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면 다시 금융시장 불안이 야기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외국계 금융기관이 우리 환율을 공략하기 전에 하루빨리 환율을 떨어뜨릴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시장참여자들의 각성이 시급하다.
 
취재 / 김경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