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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핀란드 남부 도시 투르쿠에 위치한 STX유럽 조선소. 이날 기온은 영하 17도로, 조선소가 있는 발트해 연안은 꽁꽁 얼어 있었다. 모든 게 얼어붙어 있는 북구(北歐) 조선소에서 철판 용접하는 소리만 들렸다. 세계 최대 규모로 건조 중인 크루즈선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Oasis of the Seas)' 작업 현장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이 배는 길이 360m, 폭 47m. 길이만 놓고 보면 에펠탑보다 40m 이상 길다.
오아시스호는 외형은 거의 다 완성된 상태였지만, 내부에서는 전선·파이프 설치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오는 11월 미국의 크루즈선사 '로열캐러비안'에 인도될 예정으로, 납기를 맞추기 위해 연초부터 작업을 서두르고 있었다. 객실은 2700개가 설치되며, 승객 5400명을 태울 수 있다. 오아시스호를 안내해주던 번트 뢴버그씨는 "배 앞부분을 가로지르는 '중앙공원'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천장이 뚫린 채로 마련되는 중앙공원에는 실제 나무와 꽃을 심을 예정이다. 배 뒷부분에는 분수쇼 등을 즐길 수 있는 야외 극장이 설치되고 있었으며, 수영장·골프연습장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 배의 한 척 가격은 10억유로(약 1조8200억원)에 달한다.
오아시스호는 외형은 거의 다 완성된 상태였지만, 내부에서는 전선·파이프 설치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오는 11월 미국의 크루즈선사 '로열캐러비안'에 인도될 예정으로, 납기를 맞추기 위해 연초부터 작업을 서두르고 있었다. 객실은 2700개가 설치되며, 승객 5400명을 태울 수 있다. 오아시스호를 안내해주던 번트 뢴버그씨는 "배 앞부분을 가로지르는 '중앙공원'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천장이 뚫린 채로 마련되는 중앙공원에는 실제 나무와 꽃을 심을 예정이다. 배 뒷부분에는 분수쇼 등을 즐길 수 있는 야외 극장이 설치되고 있었으며, 수영장·골프연습장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 배의 한 척 가격은 10억유로(약 1조8200억원)에 달한다.
- ▲ 한국의 STX그룹이 인수한 유럽 최대 크루즈선 제조업체 아커야즈의 핀란드 투르쿠 조선소. 현재 길이 360m, 폭 47m 크기의 대형 크루즈선이 건조 중이다. 투르쿠(핀란드)=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STX유럽은 STX그룹이 지난해 경영권을 완전히 인수한 크루즈선 제조회사 아커야즈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본사는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고, 핀란드를 포함해 15개의 조선소를 두고 있다. 오아시스호가 완성되면,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선을 한국 회사의 해외 조선소가 만드는 것이다. STX유럽은 크루즈선 건조 분야에서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 배는 STX가 인수하기 전인 2007년 3월부터 건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STX가 인수한 이후 선박 건조에 속도가 붙었다. STX의 생산 공정 관리 노하우를 접목한 결과이다. 투르쿠 조선소의 경우 1737년부터 배 건조를 시작했지만, 생산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STX가 아커야즈를 인수한 이후인 지난해 소폭이기는 하지만 STX유럽은 흑자로 전환했다.
STX가 아커야즈를 인수할 때 "국내에서 크루즈선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덕수 STX 회장은 "크루즈선만 본 게 아니라 아커야즈는 쇄빙 기술과 같은 특수선 분야 기술이 뛰어나고, 해양 플랜트 노하우도 있기 때문에 인수를 검토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북유럽은 겨울철에 바다가 얼어붙기 때문에 STX유럽은 일찍부터 쇄빙 기술을 연구해 쇄빙선과 관련한 다양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신상호 STX유럽 부사장은 "북극 지역에는 기름이 많이 묻혀 있고 지구 온난화로 얼음이 조금씩 녹아 선박들의 북극 항로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쇄빙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STX유럽이 보유하고 있는 쇄빙 기술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유럽의 특수선 기술과 한국의 생산성 결합"
STX는 아커야즈를 크루즈선과 쇄빙선 등 특수선 기지로, 중국 다롄(大連) 조선소는 벌크선·자동차운반선 중심지로, 진해조선소는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와 R&D 센터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김서주 STX유럽 이사회 의장은 "STX유럽이 주력하고 있는 크루즈선과 쇄빙선 등은 일반 상선과 다른 분야로, 세계 조선업 경기와 달리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올해 STX유럽을 정상화시키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TX가 아커야즈를 인수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2007년 10월 STX가 8억달러에 아커야즈 지분 39.2%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 떠올랐을 때 아커야즈 노조가 STX의 경영권 인수에 반발했고, 이탈리아·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연합 전선을 펴며 반대했다. 2007년 12월에는 EU가 반(反) 독점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크루즈선 기술이 한꺼번에 한국으로 넘어간다는 위기 의식이 높아졌기 때문. 하지만 이제 이 같은 인식은 많이 사라졌다.
톨스타인 달레 쉬트베이엣 STX유럽 CEO는 "STX가 기술만 빼가는 게 아니냐는 오해도 있었지만 이제 직원들은 STX가 이전 오너와 달리 실제로 조선업을 운영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아커야즈의 경쟁력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선박의 성능·구조 등에 따라 등급을 정하는 노르웨이 선급협회 헨릭 오 마드센 대표는 "유럽 조선소의 기술력과 한국 조선소의 생산성이 결합하면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크루즈선(cruise ship)
항해를 통한 유람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여객선. 흔히 '떠다니는 호텔'이라고도 한다. 주로 섬 사이를 돌며 정해진 해역을 일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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