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기행/백두대간을 가다

[백두대간을 가다] 대간길, 이름따라 걷는 재미 ‘솔솔’

화이트보스 2009. 1. 24. 17:09


[백두대간을 가다] 대간길, 이름따라 걷는 재미 ‘솔솔’



“대간길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백두대간의 고갯마루와 산자락에는 갖가지 사연들이 많아 종주자들을 즐겁게 해준다.

덕유산 구간에서 만날 수 있는 ‘빼재’는 ‘수령(秀嶺)’이라는 기념비가 있지만 이는 잘못된 이름.

본래 이 고개 부근에는 사냥꾼과 도적들이 많아 그들이 잡아먹은 동물뼈가 가득 쌓여 있었다고 해서 뼈재라고 했다.

뼈재가 경상도 발음으로 빼재가 되었는데, 이 고개 이름을 한자로 옮겨 적으면서 ‘빼’를 ‘빼어나다’로 해석하면서 수령이라는 이름도 쓰이게 됐다.

경상남도 함양과 전라북도의 장수를 잇는 고개는 백두대간의 덕유산 남쪽에 있는 육십령(六十嶺)이다.

이 고개 이름을 육십령이라 하는데는 여러 얘기가 전하는데, 함양 감영에서 이 고개까지가 육십리이고, 장수 감영에서도 육십리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 한다. 또 산적의 화를 피해 육십 명이 모였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 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산 아래 주막에서 며칠씩 묵어가면서 육십 명의 장정들이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죽창과 몽둥이로 무장하고 떼를 지어 넘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름 그 자체에 생생한 역사의 담고있는 곳도 있다. 시리봉과 봉화산 사이에 있는 아막산성이 그것.

아막산성은 백제가 점령할 때는 아막성, 신라에서 주도권을 잡았을 때는 모산성으로 불리던 곳이다.

이 산성의 이름 변화에 따라 백제와 신라가 국운을 달리했던 슬픈 역사의 현장이다.

지금도 수많은 바윗돌들이 나뒹굴고 있어 백제와 신라가 벌인 크고작은 전투가 떠오르게 한다.

또한 남에서 시작되는 백두대간 종주의 첫 관문인 지리산은 ‘지혜(智慧)로운 이인(異人)이 많은 산(山)’이라고 한다.

한자음으로는 ‘지이산’인데도 ‘지리산’으로 읽는 것은 ‘두루 넓고 크다’는 순수 우리말 ‘둘러·두루·두리’가 ‘드리·디리’로 간이화(簡易化)되었고, 다시 구개음화현상에 의해 ‘지리’로 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