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치솟고 주가가 1,1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최근 국내 금융시장이 지난해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먼 사태 이후 정부와 한국은행이 500억 달러 이상을 시중에 풀었음에도 외부 악재에는 속수무책인 양상이다. 이번 혼란의 진앙은 동유럽이다.
동유럽 지역이 외국자본 이탈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아지고 이는 서유럽 금융기관의 손실 확대와 위험 회피 심리 강화로 이어져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의 부실과 GM 등 자동차 회사들의 파산위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도 외환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물론 리먼 사태가 예측불허의 ‘쇼크’에 가까웠다면 동유럽발 금융위기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점에서 작년 하반기 때 위기와 차이가 있다. 무방비 상태로 당했던 당시와 달리 그동안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각종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쏟아냈다는 점도 다르다.
리먼 사태 이후 정부와 한국은행이 500억 달러 이상을 시중에 풀었음에도 외부 악재에는 속수무책인 양상이다. 이번 혼란의 진앙은 동유럽이다.
동유럽 지역이 외국자본 이탈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아지고 이는 서유럽 금융기관의 손실 확대와 위험 회피 심리 강화로 이어져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의 부실과 GM 등 자동차 회사들의 파산위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도 외환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물론 리먼 사태가 예측불허의 ‘쇼크’에 가까웠다면 동유럽발 금융위기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점에서 작년 하반기 때 위기와 차이가 있다. 무방비 상태로 당했던 당시와 달리 그동안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각종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쏟아냈다는 점도 다르다.
따라서 충격은 당시보다 덜한 편이지만,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고갈되고 있는 상태여서 당분간 금융시장은 외풍에 크게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 520억弗 투입 효과 어디갔나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리먼 사태 이후 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중에 푼 달러는 521억5천만 달러에 이른다. 한미 스와프 자금 300억 달러 가운데 163억5천만 달러가 공급됐고 나머지 358억 달러는 한은과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헐어 은행의 유동성 공급과 수출입금융 지원 등에 사용했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은 작년 9월 말 2천396억 달러에서 11월 말 2천5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가 올해 1월말 현재 2천17억 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외에 1천억 달러 규모의 은행 해외차입에 대한 지급보증, 한.중 및 한.일 통화 스와프 규모 확대 등 이중, 삼중의 안전 장치를 해놓지만 ‘약효’는 오래가지 못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리먼 사태 이후와 비슷한 궤적을 따라가고 있다. 환율은 작년 10월중 1,460원대까지 뛰어오른 뒤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소식에 1,260원대로 급락했으나 11월에 10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1,500원대로 진입했다.
이후 한일, 한중 통화스와프 규모 확대와 정부의 직간접적인 외환시장 개입 여파로 작년 말 1,200원대로 떨어졌다가 지난 20일에는 1,506.00원까지 치솟았다.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 절상률을 보면 작년 말 대비 한국의 원화 가치는 20일 기준 16.4%나 하락해 유로(-9.4%), 일본(-4.1%), 영국(-2.2%), 호주(-8.4%), 뉴질랜드(-11.7%), 태국(-1.6%), 대만(-5.3%), 싱가포르(-6.2%) 통화보다 하락 폭이 컸다. 이는 한국에서 빠져나가는 달러 규모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작년 11월과 최근 환율 급등의 주요인 역시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0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누적으로 1조5천억원 가량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작년 11월에도 대거 주식을 팔면서 25일까지 2조2천억 원 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 CDS 프리미엄도 상승세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10월 위기’ 수준은 아니지만, 다시 오르고 있다.
작년 9월 초 1.20~1.30% 수준에서 머물던 5년 만기 국채의 CDS 프리미엄은 리먼 사태 이후 급등세를 보이며 작년 10월24일 6.99%까지 치솟았다. 이후 글로벌 신용경색이 완화되면서 올해 1월 중순 2.60~2.90%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최근 4.20~4.30%로 상승했다.
다만, 작년 10월 7.91%까지 치솟았던 외평채 가산금리는 올해 들어 3%대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은 동유럽의 금융위기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고 세계 경제 침체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취약점이 부각돼 한국의 CDS프리미엄과 가산금리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은행권의 CDS 프리미엄도 뜀박질을 하고 있다. CDS 프리미엄은 신용파생거래의 수수료로, 금융회사 등의 파산 위험에 대한 보험료 성격이다. 따라서 높을수록 신용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은행들의 CDS 프리미엄은 작년 10월 말 7∼8%대까지 급등했으나 작년 말 3%대로 떨어진 뒤 지난 19일 기준 국민은행은 4.95%, 신한은행 5.75%, 우리은행 6.40%, 하나은행 6.00%, 산업은행 4.84% 등을 기록 중이다.
◇ 은행권 외화조달 여건 악화
이에 따라 은행들의 외화조달 여건도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중에 달러를 공급하고 은행권의 외화차입금 만기도래 규모도 크게 줄면서 외화자금 사정에는 다소 숨통이 트였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보다 외화자금 사정은 나아졌지만, 신규 조달 부분은 다시 냉각기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신흥국이 흔들리다 보니까 외국에서 볼 때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우리나라의 리스크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은행장들도 한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전반적인 외화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외화차입 금리가 다소 올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동유럽 이외에도 미국 등에서 실물 위기가 터지고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 전체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작년 10월 위기는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 이후 각국의 정부가 다양한 금융구제안을 내놓았기 때문에 위기의 강도는 그때보다 덜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 이창욱 금융팀장은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은 작년 10월에 비해 더 악화한 상황이어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의 침체를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력 : 2009.02.22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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