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원대에서 움직일 듯" 엔화 약세는 수출에 부담
환율의 흐름이 바뀌는 것일까?
11일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40.5원 폭락, 달러당 1471원에 마감됐다. 환율이 1470원대까지 내려가기는 지난 2월 18일(종가 1468.00원) 이후 20여일 만이다. 100엔당 1600원이 넘던 엔화 환율도 한 달 만에 1500원 밑으로 내려갔다.
달러당 1600원을 향해 치솟던 환율 급등세는 한풀 꺾이는 양상이다. 지난 6일 장중에 1597원까지 치솟던 환율은 이날부터 내림세로 돌아선 데 이어 10일에도 37.50원 폭락하며 이틀새 78원 떨어졌다.
- ▲ 올 들어 가파른 오름세를 보여온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인가. 1일 서울 외환은행 본점 전광판에 40.5원 폭락해 1471원까지 내려앉은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과, 35.31포인 트(3.23%) 급등한 주가(1127.51)가 기록돼 있다./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이틀 간의 환율 폭락은 미국 씨티뱅크가 1~2월 수익을 올렸다는 소식으로 미국 증시가 급등한 해외 호재에다, 국내 증시 급등, 한국은행발(發) 호재가 겹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한은은 매주 시중은행에 외화유동성을 공급하던 것도 일시 중단했다. 시중은행들이 스스로 외화를 조달할 만큼 달러 사정이 나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은이 달러 공급을 중단한 게 외환시장에는 악재가 된 게 아니라, 오히려 환율을 떨어뜨리는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달러 사정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돼 외환당국의 개입 없이도 환율이 급락했다.
◆환율 어디까지 내려갈까?=외환 전문가들은 1600원 근방까지 치솟던 단기 급등 심리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올 초(1300원 안팎) 수준까지 금방 안정세를 되찾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유럽 금융불안 등 해외발 악재에 외환시장이 또다시 출렁거릴 가능성도 여전하다. 다만 무역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등 달러 수급이 개선되면, 환율이 1400원 안팎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4~6월)에 다소 심리가 호전돼 환율이 달러당 1400원까지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재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1300원대 후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월 말 미국계 투자은행 JP모간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0월보다는 현재의 (한국) 경제 상황이 덜 심각하다"면서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심한 것은 불가피하지만, 3월 말에 1400원, 연말에는 1200원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원화 가치의 회복세(환율 하락)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재은 연구원은 "동유럽 상황이나 미국 금융기관 처리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환율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지는 불투명하다"고 했다.
이런 엔화 약세가 원화 강세와 상승(相乘)작용을 일으킬 경우 한국의 수출 기업들이 타격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증권 박준현 사장은 "일본 기업들은 엔화 강세를 핑계 삼아 오랫동안의 과제였던 구조조정을 마무리지었다"며 "엔화약세 및 원화강세가 더 진행될 경우 한국 수출기업들은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이 강해진 일본 기업들의 반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엔고(高) 현상이 약해질 경우 일본 기업들이 다시 경쟁력을 갖게될 것으로 증권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일본의 간판 기업들이 엔고 때문에 일시 침체를 겪다가 재고조정을 마무리짓고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도요타 자동차는 5월부터 증산에 나설 예정이고, 미쓰비시 자동차도 3월부터 감산 폭을 완화하는 등 일본 업체들이 하나둘씩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다.
증권가 역시 엔화약세·원화강세 현상에 주목한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환율 상승기에는 수출기업인 IT(정보기술)와 자동차 업체들 주가가 좋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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