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값 너무 비싸고 설비도 고장 잦아 '바닷물 담수' 제기능 못한다
전남 섬에 46곳 설치…적자에 잇단 가동중단
입력시간 : 2009. 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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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군 과역면 백일도에는 지난 2004년 지하수의 염분을 없애 식수로 바꾸는 해수담수화시설이 설치됐다. 당시 하루 평균 50톤의 생산량을 가진 담수화시설은 내백마을 내 144세대 306명의 고질적인 식수난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1년 전부터 가동이 멈춘 채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해수담수화시설을 거쳐 공급받는 식수가 일반 수돗물에 비해 훨씬 비싸 주민들이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사용 중지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해수담수화시설에서 생산되는 수돗물은 톤당 2325원으로 일반 수돗물(톤당 763원)에 비해 3배 이상 비싸 주민들이 사용을 꺼리고 있다.
더욱이 고장이 날 때마다 평균 200만~300만원씩 들어가는 수리비도 넉넉지 않은 주민들의 살림살이로 감당하기엔 버거운 실정이다.
내백마을 이기명 이장은 "해수담수화시설 가동에 엄청난 유지관리비가 들어가면서 주민들이 다시 우물을 사용키로 하고 1년 전부터 가동을 중단했다"며 "우물물의 수질이 좋지 않지만 수돗물 사용에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이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고질적인 식수난을 겪는 섬지역 주민들을 위해 설치한 해수담수화시설이 비싼 수돗물 요금과 유지관리 비용 탓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이 전액 부담토록 돼 있는 운영비 등에 대한 국가 차원의 재정 보조 등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남지역에는 여수 15개, 무안 13개, 영광 6개, 완도와 신안에 각각 4개, 고흥 3개, 목포 1개 등 46개의 해수담수화시설이 설치돼 있지만 일부 지역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여수 화정면 제도는 원수로 사용하는 지하수가 고갈돼 가동을 중단했다 최근 재개했고, 완도 노화읍 노륵도는 수중 펌프가 고장났다. 2세대 3명이 거주하는 영광 낙월면 가기도는 동절기엔 주민들이 거주하지 않아 가동이 잠정 중단됐다.
정상 운영 중인 담수화 시설도 주민들이 유지관리 비용 부담을 이유로 가동량을 줄여, 20톤 기준 평균 6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만든 시설이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한국수자원공사가 지역 내 해수담수화시설 12곳의 위탁 관리에 나섰지만 매년 적자폭이 늘어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수자원공사의 해수담수화시설 위탁 운영에 따른 적자액은 여수지역 11개소에서 4억5000만원, 신안 홍도 1개소 1억7000만원에 달한다.
한국수자원공사 전남지역본부 관계자는 "해수담수화시설을 이용해 식수를 생산할 경우 일반 수돗물 생산원가의 3배 가량이 더 소요돼 이를 상수도 요금에 반영시켜야 하지만 일선 시ㆍ군 조례에 일반 상수도 요금만 징수토록 규정, 위탁 관리에 따른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해수담수화시설 운영에 따른 일선 시ㆍ군 및 주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유지관리비 일부를 정부가 직접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설치와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해수담수화시설은 마땅한 취수원이 없는 낙도지역 식수난 해소를 위한 사실상 '최후의 선택'이다"며 "주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공익적 측면에서 정부의 예산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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