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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탈레반 2년前 ‘아픈 기억’

화이트보스 2009. 3. 27. 09:46

아프간 탈레반 2년 ‘아픈 기억’


윤장호 하사 테러로 희생

선교단 23명 피랍 2명 피살

동의-다산부대 철군 ‘오점’


아프가니스탄은 한국에 아픈 기억이 생생한 국가다.

아프가니스탄은 2001년 9·11테러 발생 후 미국이 전쟁을 시작하면서 국제뉴스에 등장했다. 알카에다의 수장인 오사마 빈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던 이곳에서 미국과의 전쟁으로 탈레반 세력이 축출되자 한국의 동의·다산부대가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파병됐다.

동의·다산부대는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 주둔하며 각각 의료지원과 건설공병지원 임무를 맡았다. 2002년 2월 키르기스스탄에 처음 파병됐던 동의부대는 바그람기지로 재배치된 뒤 현지주민 등 26만 명을 진료해 아프간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2007년 2월 불운한 사고가 터졌다. 바그람기지를 극비리에 방문한 딕 체니 미 부통령을 노린 테러조직의 폭탄테러로 동의부대 윤장호 하사가 희생됐고 국내에선 철군 여론이 강하게 일었다.

가장 큰 아픔은 같은 해 7월 탈레반 무장세력이 한국인 교회선교단 23명을 납치해 이 가운데 2명을 살해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테러범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직접 탈레반과 협상해야만 했다.

나머지 21명은 우리 정부와 탈레반의 협상이 타결된 뒤 피랍 42일 만에 비로소 귀국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탈레반 무장세력의 요구에 굴복해 동의·다산부대 철수를 약속했다.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외교정책 면에선 ‘오점’이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잇따른 파병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억과 국내 여론의 반발을 우려해 한동안 파병을 주저해왔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