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북한군 바로알기

72>북한의 군사전략 (하)

화이트보스 2009. 4. 18. 19:10

72>북한의 군사전략 (하)
선제 기습·속도전·배합전략으로 남한 전장화

1970년 제5차 당 대회에서 김일성은 “우리나라(한반도)는 산과 강, 하천이 많고 해안선이 긴 나라다. 이와 같은 지형조건을 잘 이용해 산악전과 야간전투를 하고 대부대작전과 소부대작전, 정규전과 유격전을 배합하면 비록 최신 군사기술로 무장한 적이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격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일은 김일성의 군사사상에다 전격전과 유생역량의 말살, 정치사상 강화 등의 개념을 추가해 기존의 군사전략을 발전시켰다. 선제기습 전략과 속전속결 전략, 배합 전략이 그것이다. 북한은 군사전략의 효과적인 수행을 위해 수령을 정점으로 하는 군의 단일 지휘체계를 확립하고, 전 인민의 무장화로 정규군과 대규모의 예비전력을 확보해 놓고 있다.

북한은 군사전략 목표 달성을 위해 전후방 동시공격과 고속종심기동 및 선제기습타격 능력 확보에 주력함으로써 1980년대 말 이미 독자적인 전쟁수행 능력을 갖췄다. 계속되는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군사우선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것은 대남 우위의 군사력을 유지하고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할 ‘공세적억지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북한군의 군사전략 중 ‘선제기습전략’은 정규군의 대규모 선제기습공격으로부터 비정규군의 우회 기습공격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전개되는 개념이다. 특히 군사 잠재력 면에서 열세인 북한이 선제기습으로 인구수와 경제력 면에서 우세한 남한의 수도권을 조기 점령함으로써 정치협상 또는 휴전협정의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그동안 수도권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장사정포를 전방지역에 추진 배치했다. 비행기지는 전방에 건설해 전투기의 공격시간을 단축했고, 기계화부대를 이용한 고속기동 개념을 발전시켰다. 정규군 주력과 공격·기동장비의 전진 배치는 북한이 기습공격으로 수도권을 조기에 탈취하려는 기습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단기 결전 내지 전격전 형식의 ‘속전속결전략’은 흔히 속도전으로 불린다. 북한은 기계화·기동화·경량화된 전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했다.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의 성능 개선과 양산체제를 갖추고 실전 배치했다. 지상군과 공군의 화력 증강, 고속상륙정·화력지원정 증강 등 속전속결에 필요한 공격형 무기체계의 획득과 유지에 전력을 다해 왔다.

북한이 속전속결 전략을 추구하는 것은 미군의 증원과 남한의 경제력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전쟁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미군의 증원은 물론 남한의 인적·물적 자원이 군사역량으로 나타나 북한이 장기전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배합 전략’이란 모택동의 유격전략과 소련의 군사전략을 결합해 한반도 실정에 맞게 만든 소위 김일성식 ‘주체 전법’이다. 이는 정규전과 비정규전을 배합해 남한 전역을 동시에 전장화한다는 것이 그 핵심내용이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특수부대를 편성·육성하고, 땅굴을 굴착하는 등 전후방 동시 전장화를 위한 비정규전 수행 능력을 확충해 왔다.

북한의 의도는 적의 주력을 전선에 고착시키고 후방지역 타격을 통해 내부 봉기를 유발,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는 전략이다. 북한의 군사전략은 우리의 안보에 위협적이지만 첨단전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한미 연합군의 전력을 감안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