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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북한의 안보위협에 대한 인식(대외적)

화이트보스 2009. 4. 18. 19:11

70>북한의 안보위협에 대한 인식(대외적)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 선군정치 강화 강조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북한이 대외적으로 느끼는 안보위협 요인으로는 미국에 의한 ‘제국주의 세력’의 위협, 군사 만능의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질서, 경제봉쇄와 국제사회의 대북한 제재, 중국 등 사회주의권의 개방·개혁의 압력 등이다. 탈냉전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신세계 질서는 미국과 적대적 관계에 있던 북한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했다.

북한이 느끼기에 미국은 제국주의의 대표적 국가로서 약소국들을 정치·외교적으로 압력을 가하다가 결국은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굴복시킨다는 것이다. 1983년 미국의 그레나다에 대한 무력침공, 89년 파나마 침공, 유고슬라비아 사태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그리고 이라크 전쟁 등을 그 사례로 꼽는다.

특히 북한 당국은 이라크전을 지켜보면서 “타협으로 획득한 평화는 단명한 성공에 지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즉, 이라크가 전쟁 전부터 미국의 요구대로 군사시설과 대통령 궁전에 대한 사찰을 허용했지만, 그것은 전쟁을 지연시켰을 뿐 전쟁을 방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국제무대에서 독단과 전횡을 일삼고 있으며, 언제 어느 나라를 침략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북한은 인식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에 대한 불신은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북한정권을 붕괴시키려 한다는 확신으로 발전했다.이러한 국제적 안보환경 속에서 북한은 체제의 안전보장을 위해 대내적으로 사상통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경제회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면서, 대외적으로는 직접 대미 협상을 통해 외부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결국 대내외적으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 선군정치를 강화하는 길뿐이라고 믿는 것이다.북한의 논리는 ‘인민군대’가 외부의 군사적 공격으로부터 북한체제를 보호함으로써 경제회복의 환경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또 혁명의 주력군으로서 생산현장에서 건설을 주도하고, 혁명적 군인정신의 사회적 확산을 통해 경제회복과 정권유지를 가능케 하는 유일한 대안 세력이라는 것이다.

김정일은 현재 국제적 역학관계를 미국의 군사력에 의해 지배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물리적인 억제력, 핵 전쟁 억지력을 갖출 때에만 오직 나라와 민족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그래서 김정일은 북한이 처한 체제위기 상황에서 군대를 앞세우고,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만이 체제 보위와 정권의 생존을 보장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는 결국 김정일 정권이 제시한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정책 목표는 정치적 슬로건에 지나지 않고, 실질적인 안보 목표는 체제유지, 즉 ‘생존’에 있다고 볼 수 있다.이와 같은 맥락에서 북한은 선군정치를 강화하면서 “선군의 위력으로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에서 새로운 비약을 일으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인민군 장병은 수령 결사옹위에서도 조국보위와 부강조국 건설에서도 시대와 역사 앞에 지닌 자기의 성스러운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설사 나라가 최악의 역경에 처한다 해도 군대만 강하면 얼마든지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군력(軍力)이 약하면 민족의 존엄은 물론 당도 조국도 사회주의도 있을 수 없다”고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김정일 정권은 대내외적 안보 불안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강성대국 건설이라는 정책목표 아래 선군정치를 바탕으로 ‘체제생존 확보와 경제재건’을 달성하려 하고 있으며, 대미 직접 협상을 통해 그 방법을 찾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