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북한의 6·25(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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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결속·체제 안정 다지기 재포장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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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언론매체들은 매년 6월이 되면 6·25전쟁의 참상을 환기하고 미국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기는 논설·사설과 연재물,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이러한 6·25전쟁 기념행사와 사상교양(교육)사업은 휴전협정이 체결된 7월 27일까지 ‘반미투쟁월간’이라 하여 한 달 이상 계속한다. 북한에서는 6·25를 사상교양을 통한 주민 결속과 체제 안정을 다지기 위해 살아 있는 현재의 역사로 포장해 재교육하고 있다.
유아 시절부터 철저히 세뇌교육
북한은 동족상잔의 남침 전쟁인 6·25를 ‘정의의 전쟁’ ‘조국해방전쟁’이라 부르며 이 전쟁에서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주장한다. 북한이 주장하는 조국해방전쟁에서 ‘해방전쟁’이라는 용어에서는 그들의 공격적이고 침략적인 의도가 강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북한은 한사코 이 전쟁이 한국과 미국 측의 공모로 자행된 ‘북침전쟁’이라고 강변한다.
탈북자들 중 일부는 6·25전쟁에 대해 북한 당국이 유아 시절부터 집요하게 세뇌교육한 결과 “아직도 북측 주장이 맞다고 여길 만큼 인이 박혔다”고 한다. 또 이들은 “북한에서 남한방송을 자주 들었지만 남침만은 남한의 날조라고 여겼다. 남한에서는 남침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이해할 기회가 없었다. 북한이 하는 북침 주장이 대단히 논리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하고 있다. 남침이라는 역사적 진실이 왜곡된 사상교육으로 날조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매년 6월, 전쟁의 참혹했던 실상을 되풀이해 강조하는 것은 6·25를 민심 결속의 정치적 호재로 이용하기 위해서다. 6월 25일은 ‘6·25 미제 반대투쟁의 날’로 지정해 전체 주민에게 반미사상 교양사업을 진행한다. 김정일은 6·25전쟁에 참가했던 최전방 부대를 시찰해 전쟁 당시의 부대 전과를 칭찬하고 선물을 하사한다.
당·정·군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북한정권과 전위 단체들도 한반도 분단의 책임을 미국과 남한 정부에 전가하면서 주한미군 철수 등 반전 평화공세를 강화한다. 평양 등 대도시에서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며 김일성과 김정일의 영도를 찬양하는 대규모 군중집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김정일이 위대한 선군의 기치를 높이 들고 미제의 책동을 걸음마다 짓부수고 이 땅에 영원한 승리의 역사를 새겨 나가고 있다”며 “항상 전쟁 관점으로 생산과 건설에 임하자”고 선동한다.
반미사상교양 근거지 신천박물관
각 지역의 기관·기업소·근로단체·협동농장·학교에서는 반미성토 모임, 복수결의 모임, 문학작품 감상발표회, 이야기 모임, 웅변대회, 전쟁노병(참전용사)과의 상봉 모임 등을 잇달아 연다. 그리고 “미제는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조선 인민의 피맺힌 원쑤”라며, “천백 배의 피 값을 받아내자”고 선동한다. 또 기관·기업소 생산 단위별로 평양의 ‘전승기념관’과 황해남도 신천의 ‘신천박물관’ 등 이른바 전쟁사적지, 사적관 답사 행군과 대동강가에 있는 푸에블로 호 참관행사를 갖는다.
북한의 전승기념관은 수십 개의 삽화와 전쟁 그림, 기념탑을 비롯한 전시물을 통해 반미 학습과 김부자의 위대성을 선전한다. 특히 황남 신천은 6·25 당시 미군이 수만의 군민을 학살했다고 주장하는 곳으로 신천박물관을 반미사상교양의 근거지로 삼고 있다. 북한은 올해에도 식량난으로 동요하는 민심을 수습하고 반미 적개심을 고취하면서 체제 결속과 수령의 위대성을 찬양하고자 6·25전쟁 기념행사를 정치집회로 변질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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