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상선 구조요청에 ‘번개 출동’
지난달 소말리아 해역에 파병된 해군 청해부대가 해적에 쫓기던 덴마크와 북한 상선, 파나마 유조선, 이집트 상선을 구했다. 구조 요청을 받은 청해부대는 한국형 구축함(KDX-Ⅱ) 문무대왕함(4500t)에 싣고 있던 링스 헬기를 긴급 출동시켰다. 출동한 링스 헬기에는 특등 사수인 저격수 두 명이 해적선을 향해 케이-6 기관총과 저격용 소총을 겨누고 있었다. 링스 헬기가 해적선 위로 어지럽게 날면서 겁을 주면 해적선이 뱃머리를 돌려 줄행랑을 쳤다. 그런데 왜 세 차례 구조 과정이 ‘구조 요청 접수 → 링스 헬기 출동 → 링스 헬기 위협 기동 → 해적선 도주’ 등 판박이처럼 같은 것일까. 청해부대는 한국 상선 호송이 기본 임무다. 외국 상선의 구조 요청을 받으면, 청해부대는 한국 상선 호송 임무를 계속하면서 링스 헬기를 투입한다. 문무대왕함 뒤편에는 링스 헬기를 싣고 다니는 헬기 격납고가 있다. 링스 헬기는 스라소니(lynx)란 영어 낱말 뜻처럼, 기동성, 민첩성이 돋보인다. 링스 헬기의 별명은 ‘나는 페라리’ 다. 링스는 최고급 스포츠카인 페라리처럼 순식간에 속도를 내거나 방향을 틀 수 있다. 소말리아 해역 국제항로를 운항하는 상선들이 시속 18㎞가량으로 움직이는 데 비해 해적들은 36㎞ 이상의 쾌속 보트를 이용해 따라붙는다. 합참 관계자는 “해적들이 상선에 접근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배를 장악하면 손쓰기 어렵기 때문에, 구조 요청을 받는 즉시 출동해 해적들의 승선 기도를 막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해군의 링스 헬기는 최대속도 시속 300㎞를 자랑하기 때문에 ‘번개 출동’에 제격이다.
원래 링스 헬기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적 잠수함을 찾아내 공격하는 것이다. 해군은 소말리아 해역 파병 준비를 하면서 링스 헬기에서 소나(음파 탐지기) 등 일부 대잠수함전 장비를 떼어내고 기관총을 달아 해적 퇴치용으로 개조했다. 링스 헬기는 91년부터 해군에 도입돼 엠케이(MK)-99형, 개량형인 엠케이(MK)-99에이(A)형 등 모두 20여대가 운용되고 있다. 링스는 첨단 사양을 갖춘 최고급 헬기는 아니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을 받는다. 대당 가격은 112억원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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