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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의 중요성유용원·군사

화이트보스 2009. 5. 18. 11:32

제주해군기지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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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5.04 23:05

유용원·군사전문기자

최근 중국 해군 창군 6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국제관함식이 열린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앞바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29개국 대표가 탄 미사일 구축함 116호 스자좡(石家莊)함 앞으로 중국 원자력추진 잠수함과 재래식 잠수함, 최신형 수상 함정들이 차례로 줄지어 나타났다.

스자좡함은 실전 배치된 지 2년밖에 안 된 최신예 함정으로 우리 세종대왕함보다 약간 작은 크기(7000t)다. 사정거리 90㎞의 대공미사일 수직발사기 48기, C-803 대함미사일, 헬기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해상 분열식의 선두엔 이날 처음으로 공개돼 국제적인 관심을 끈 탄도미사일 탑재 원자력추진 잠수함이 섰다. 1988년 배치된 '샤(夏)'급(092형) 잠수함인 '창정(長征) 6호'였다. 비록 주목을 받았던 최신형 '진(晋)'급(094형)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창정 6호'는 8000㎞ 떨어진 목표물을 공격하는 '쥐랑(巨浪) 2호'(JL-2) 핵탄두 탑재 미사일 12기를 싣고 있는 중국군 최고의 전략무기다.

이날 원자력추진 잠수함에 가려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사열식에 참가한 25척의 중국군 수상(水上)함정 중엔 배치된 지 2~5년밖에 안 된 최신예 함정들이 적지 않았다. 수상함정 대열은 스자좡함과 같은 급(級)인 115호 선양(瀋陽)함이 이끌었고, 중국판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란저우(蘭州)함이 뒤따랐다. 7000t급인 란저우함은 사정거리 120㎞의 대공미사일 수직발사기 48기와 C-602 대함미사일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 란저우와 같은 중국판 이지스함 2번함인 하이커우(海口)를 소말리아 해적소탕 작전에 파견했다.

이들 함정의 뒤를 이은 광저우(廣州)함, 하얼빈(哈爾濱)함, 다롄(大連)함 등도 3600~7000t급의 대형 함정들로 각종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의 상륙함인 독도함보다 약간 작은 만재(滿載) 배수량 1만8000t급의 071형 대형 상륙함 쿤룬(崑崙)함과 022형 스텔스 미사일고속정도 공개적으로는 첫선을 보인 함정들이었다.

그날로부터 나흘 뒤(지난달 27일)에 다롄항에서도 중국 해군력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움직임이 있었다. 지난 98년 우크라이나로부터 고철로 도입돼 2002년부터 다롄항에 정박 중이던 옛 소련의 6만7000t급 항공모함 바르야그가 다롄항 내 대형 전용 독으로 옮겨진 것이다. 외신들은 중국군이 바르야그를 다롄항에서 훈련용 항공모함으로 개보수 작업을 해왔으며 통신기기 등을 정비한 후 취역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해군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항공모함 보유가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바르야그를 옮긴 그날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선 국방부 장관과 국토해양부 장관, 제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해군기지(민·군 복합형 관광미항) 건설과 관련한 기본협약서' 체결식이 열렸다. 오는 2014년까지 건설될 제주해군기지는 이지스함 등 함정 20여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전략 기지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이어도에서 해양분쟁이 발생했을 때의 출동시간을 비교해보면 부산에선 21시간30분이나 걸리는 반면, 중국 퉁다오에선 11시간15분, 일본 도리시마에선 12시간40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제주기지에선 7시간이 소요된다.

최근 중국의 해군력 증강 움직임과 해양분쟁 발생 가능성, 제주 남방해역의 해저자원 보호 등을 감안해볼 때 제주해군기지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