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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가치 올라가겠지만 금융위기 불씨는 여전

화이트보스 2009. 5. 25. 17:00

대 가격변수 긴급 점검 ③ 환율 [중앙일보]

원화 가치 올라가겠지만 금융위기 불씨는 여전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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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1200~1450원. 국내외 10개 금융회사의 올 2분기 평균 환율 전망치다. 최고치와 최저치의 격차가 250원에 달할 정도로 회사별 전망치가 들쑥날쑥이다. 아직까지는 외환시장을 둘러싼 변수가 많다는 얘기다.

반면 올 4분기 전망치는 달러당 1140~1300원으로, 최고·최저 격차(160원)가 2분기보다 적게 나타났다. 특히 4분기의 전망치는 2분기보다 낮거나(7개 사), 같다(3개 사). 대다수가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하반기로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점친 것이다. 이는 4월 이후 원화가치의 상승 요인이 하락 요인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렇지만 원화가치의 하락세를 촉발했던 금융위기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원화가치 점진적 상승=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한 포럼에서 “올해 외환시장은 안정을 구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원화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기재부 고위 관계자도 “원화가치는 지난해 9월 이후 지나친 저평가에서 벗어나 제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외환당국의 이 같은 자신감은 원화가치의 하락을 주도했던 요인들이 사라져 가고, 상승 요인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달러 기근이 해결되고 있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64억 달러 적자에서 올해는 최대 200억 달러의 흑자가 예상된다. 30억 달러에 이르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발행 등 외화 조달도 순조롭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18일까지 국내 은행(지방 은행 제외)이 조달한 1년 초과 중장기 차입만 120억6000만 달러에 이른다. 수개월짜리 단기 차입도 어려워 발을 동동 굴렀던 몇 개월 전과는 양상이 크게 바뀐 것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는 게 외환시장 안정에 일조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심화됐던 지난해 9월 이후 연말까지 외국인들은 8조5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원화가치의 하락을 촉발했다. 그러나 연초 이후 22일까지는 거꾸로 8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우리투자증권 박형중 연구원은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줄고 있어 원화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다만 경상수지 흑자 폭이 연말로 갈수록 줄 것으로 예상돼 원화가치의 급격한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이 변수=현재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외국인의 주식·채권 순매수 기조가 어느 한순간에 순매도로 바뀌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권우현 외환딜러는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여부에 따라 원화가치의 방향성이 결정되는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중 주식시장이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한 삼성증권도 주식시장발 원화 약세를 점치고 있다. 삼성증권 전우종 거시경제파트장은 “중장기적으로 원화가치는 상승세를 타겠지만 하반기 중엔 주식시장의 약세 때문에 원화가치가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