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북한이 감행한 2차 핵실험의 폭발력을 놓고 4.5kt(TNT폭약 4500t)에서 20kt(2만t)까지 다양한 추정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최대 20kt에 이를 수 있는 실험"이라고 했고 러시아에선 10~20kt이라는 추정치가 나왔다.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는 '낮은 한 자릿수 kt'이라고 했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때보다 얼마나 위력이 커졌는지를 놓고도 5~6배에서 20배까지 해석이 갈린다.
▶이런 차이는 지진파 관측 결과와 함께 이를 해석하는 방식이 저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기상청이 관측한 이번 인공지진 강도는 리히터 규모 4.4였다. 미국 지질조사국 발표는 4.7이었다. 1차 핵실험 때도 기상청은 3.6, 미국은 4.2로 달랐다. 국내 관측 수치가 낮은 것은 핵실험 장소에서 발생한 지진파가 육지와 구조가 다른 동해의 지각(地殼)을 가로질러 오는 과정에서 약해지기 때문이다.
▶핵폭탄 제조에 쓰이는 우라늄(U235) 원자가 분열하면 스트론튬(Sr94)과 크세논(Xe140)이라는 원자 두개와 중성자 한개가 생긴다. 이 과정에서 우라늄 원자핵 질량의 0.1%가 줄어든다. 1g의 우라늄 원자가 분열할 때 0.001g가량 질량이 줄어들 뿐이지만 그로 인해 생기는 에너지는 20조칼로리(cal)나 된다. 물 20만t을 끓일 수 있는 엄청난 에너지다. 핵폭탄의 가공할 파괴력이 여기서 나온다.
▶몇년 전 미국 반핵단체가 미 국방부 기밀문서를 토대로 북한의 핵 공격 가상 시나리오를 만든 일이 있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 상공 500m에서 일본 히로시마 원폭과 같은 규모인 15kt 핵폭탄이 폭발했다고 가정했다. 우선 폭발지점에서 반경 150m 내 모든 물질은 순식간에 증발하고 1㎞ 이내 지역도 대부분 불에 타거나 녹아내린다. 1.8㎞ 이내 건물은 대부분 완전히 파괴된다. 폭발 직후 발생하는 사망자만 62만명이 넘는다고 했다. 우리는 앞으로 이 무시무시한 폭탄을 머리 위에 이고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