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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건강식품 '홍삼' 해부하기

화이트보스 2009. 6. 2. 16:18

대한민국 대표 건강식품 '홍삼' 해부하기

몸에 좋다고 알려진 홍삼의 효능, 정말일까?

홍삼 애호가들은“홍삼을 먹으면 면역력이 강해져 잔병치레를 하지 않고, 각종 생활습관병과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극찬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비싸기만 할 뿐 아무런 효과가 없고 심지어 부작용만 생긴다”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한다. 대한민국 대표 건강기능식품으로 자리매김한 홍삼, 진실은 무엇일까?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홍삼의 성분 및효능, 섭취시 주의사항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애용하고 사랑하는 건강기능식품은 홍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작년 조사에 따르면 전체 건강기능식품 매출액의 무려 36%를 차지하며 베스트셀러 1위를 지켰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홍삼 건강기능식품은 홍삼을 물이나 주정 또는 물과 주정을 혼합한 용액으로 추출해 여과한 가용성 인삼성분으로 농축액, 농축액분말, 분말의 형태로 제조한 것이다.

홍삼은 가공하지 않은 상태의 인삼인 6년근 수삼(水蔘) 또는 생삼(生蔘)을 약 95도의 고온에서 2~3일에 걸쳐 여러 번 찌고 말린(구증구포, 九蒸九曝)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삼의 주요 약리작용을 하는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의 화학구조가 변한다. 이때 항암성분, 항당뇨성분, 항염증성분, 항산화성분, 간 기능 해독성분, 중금속 해독성분 등 본래 수삼에서는 없거나 함유량이 극히 미미했던 성분 10여 가지가 새로 생겨나거나 함유량이 몇 배로 커진다.

홍삼은 인삼에 비해 장기보관이 용이하고 효능이 훨씬 좋다. 인삼이 잘 맞지 않는 사람에게 열을 지나치게 올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반면, 홍삼은 여러 번 찌고 말리는 과정에서 열을 올리게 하는 성분이 줄어들어 부작용이 적다. 홍삼 가격이 인삼보다 비싼 이유 중 하나다.

한의학에서는 홍삼의 효능을 크게 4가지로 본다. 소화기엔 위염에 효과가 있고 식욕증진에 도움을 준다. 호흡기 분야는 폐질환 개선, 폐활량 증가에 좋고, 순환기는 혈압안정, 동맥경화 예방 및 완화, 신경계는 신경쇠약, 노이로제, 수면장애에 효과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식약청이 인정한 홍삼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은 크게 면역력 증진과 피로회복 두 가지다. 홍삼이 면역세포의 활성을 증가시켜 건강한 면역기능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건강한 면역능력을 유지하려면 적절한 면역세포가 제 역할을 원활히 수행해야 하는데 홍삼은 필요한 면역세포를 증가시키거나 그 기능을 조절해 면역능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홍삼은 육체적 피로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홍삼은 에너지 생성에 관여하는 호르몬(Catecholamine, Cortisol, Corticotropin)을 조절해 피로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육체적인 피로는 운동, 휴식, 영양불균형 등으로 초래되는데 보통 운동량이 많아지면 근육이나 간에 저장된 비상에너지(글리코겐)가 고갈돼 피로감을 느낀다. 홍삼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에서 분비하는 에너지생성 촉진 호르몬을 조절해 운동 능력과 피로해소 능력이 증진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홍삼이 입 냄새를 없애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분당제생병원 소화기센터 함기백 박사팀이 헬리코박터균 양성반응을 보인 구강악취증 환자 68명을 대상으로 분말 형태의 홍삼캡슐을 매일 2.7g(9캡슐)씩 10주간 섭취토록 한 결과 38명(55.8%)에게서 질환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는 모두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있었으며, 심한 입 냄새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느낄 정도였다.

하지만 암 치료나 만성질환 치료를 위해 약처럼 홍삼을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홍삼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말그대로 건강을 지키는 기능식품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그래서 제대로 된 기능을 내기 위한 섭취대상과 섭취량을 정해 두었다. 홍삼은 육체적 피로와 면역 기능이 염려되는 사람에게 적합한 기능성 원료로 하루에 분말로 2~4.5g 정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섭취 시 주의사항도 있다. 홍삼제품을 먹고 난 후 사람에 따라 두통, 불면, 가슴 두근거림, 복부팽만감, 혈압상승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염증 등으로 인한 고열이나 수축기 혈압 180mmHg 이상의 고혈압 환자는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 홍삼을 먹을 때는 카페인, 혈압약,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제), 정신병치료제 등을 같이 복용하지 않는다.

홍삼이 혈압과 신경에 항진(亢進)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들 약과 같이 먹으면 약효가 너무 강해져 부작용이 생길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 홍삼이나 백삼의 경우 섭취율을 높이기 위해식후 4시간 내에 먹는 것은 삼간다. 식후에는 장내 미생물이 식사를 통해 들어온 당을 먼저 분해하기 때문에 식후에 홍삼을 먹으면 그만큼 분해가 덜되므로 흡수율이 떨어진다.

/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 2009.05.26 14:55 입력 / 2009.05.26 15:01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