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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없던 北규탄 성명… 아세안 10국, 북한 향해 첫 한목소리

화이트보스 2009. 6. 3. 08:42

예정없던 규탄 성명… 아세안 10국, 북한 향해 첫 한목소리



5개분야 40개항 공동성명…투자협정으로 FTA 완결

이명박 대통령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정상이 2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끝낸 뒤 채택한 공동성명은 한-아세안 관계의 현재와 미래를 망라하고 있다.

○ 경제 문화 교류의 증진

5개 분야 40개 항목의 공동성명은 우선 한-아세안의 협력 동반자 관계가 진척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한-아세안 교역 규모는 2004년 464억 달러에서 지난해 902억 달러로 5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났고 투자 규모는 같은 기간 13억 달러에서 68억 달러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상호 방문객도 연 400만 명에 달하고 있다. 정상들은 5월 1일 서비스무역에 관한 협정이 발효된 데 이어 이번 정상회의 기간에 투자협정이 맺어져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마무리된 것을 높게 평가했다.

공동성명에선 경제 및 개발협력 강화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상들은 FTA 투자협정의 이행 과정에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또 한-아세안 비즈니스공동체가 상호 호혜적인 전략적 네트워크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아세안 항공협정 논의가 2010년 초까지 시작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한국은 개발 경험을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하고 인적자원 개발을 위해 아세안 국가에서 앞으로 7년 동안 7000명의 연수생을 초청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상들은 한-아세안 간 정보통신기술(ICT) 지식협력을 위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협의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거듭 강조했듯이 양측의 관계 증진은 경제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고 있다.

사회·문화 교류 증진을 위해 양측은 한-아세안 협력기금을 연간 300만 달러 규모에서 2010년 이후 500만 달러 규모로 늘리고 증액기금을 청소년 및 여성 교류 프로그램과 문화적 인식 증진 등 문화 인적교류 사업에 우선적으로 쓰기로 했다. 정상들은 기후변화, 환경, 최근의 국제금융위기 및 세계경제 침체, 식량안보, 에너지안보, 신종 전염병과 같은 범세계적인 도전에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특별정상회의 제2세션 모두발언에서도 “아세안이 녹색사업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창출해 경제성장과 기후변화 대응의 선순환을 이뤄내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동아시아 기후 파트너십을 통해 아세안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 2억 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위한 ‘아시아 산림협력기구’ 설립을 제안하기도 했다.

○ 북핵 규탄 한목소리

이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이 별도 채택한 북한 핵실험 규탄 공동언론성명은 이번 정상회의의 ‘망외 소득’이다.

한-아세안 정상들은 “6자회담 합의 및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결정을 명백히 위반한 북한의 지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9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 외교장관회의와 제17차 아세안-유럽연합(EU) 외교장관회의에서의 규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아피싯 태국 총리는 공동기자회견에서 “아세안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지지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이런 아세안의 의지를 담은 공동언론성명도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달 태국 푸껫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는데 6자회담의 모든 참가국은 ARF의 참가국이므로 6자회담 회원국들이 이를 십분 이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귀포=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