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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金廷吉 명예주필 칼럼 화제, 노무현 지지자들이 집중 비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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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하면 도마에 올린다? <수암칼럼>논란 |
미디어오늘 등 "노 전 대통령을 모독하고 조롱한 글" 비판글 실어 |
[2009-06-04 14:0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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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으로 인해 조갑제, 김동길, 변희재씨 등 범보수 인사들이 인터넷 여론재판 성격의 집중 공격을 받은 데에 이어 이번에는 대구 지역의 한 지역신문이 노 전 대통령의 유언 형식을 빌어 쓴 칼럼을 게재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매일신문>의 대표 칼럼니스트인 김 모 논설위원은 1일자 칼럼 ‘천국에서 보내는 두 번째 유언’이 노 전 대통령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주로 이른바 진보좌파진영과 일부 시민단체들로부터 집중 비난을 받고 있다.
김 논설위원은 이 칼럼에서 “어쩌면 하늘나라에서 남은 우리에게 두 번째 유언처럼 당부의 말을 쓴다면 이렇게 써 보냈을지 모른다”며 서두를 시작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입을 빌어 그는 “대통령 노릇도 부족했고 修身齊家(수신제가)도 제대로 못 하고, 나라와 국민 여러분께 번듯하게 남겨 드린 것도 없는 저에게 방송들이 고맙게도 저의 모자란 모습들을 좋은 모습으로 보여줘 감사하다”며 그러나 “저는 천국에 와서 제 자신의 참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영웅이 아니다”며 “저의 죽음은 왜적의 총탄을 맞고 쓰러진 이순신 장군의 호국의 죽음도 아니고 질병의 고통 속에서도 한글을 창제하다 병고로 쓰러지신 세종대왕의 愛民(애민)의 죽음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그토록 슬퍼해주신 사랑, 가슴 아리도록 고마울 뿐”이라며 “방송이나 인터넷은 더 이상 저를 마치 희생당한 영웅인 양 그리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영결식 당시 헌화하는 이 대통령을 향해 ‘사과하라’며 소란을 피운 백원우 의원을 가리키며 “외국인과 해외 TV가 중계되는 영결식장 앞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고함을 지른 나의 옛 비서에게도 당부합니다. ‘자네 같은 친구를 비서로 썼던 내가 부끄럽다’고…”라고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그리고 이어서 “국민장이 끝났음에도 광화문에 분향소를 고집하고 곡괭이와 각목으로 국가경찰을 치는 분들, 그리고 ‘책임을 묻겠다’며 법무장관, 검찰총장 사퇴를 떠드는 민주당 후배들에게도 저는 충고하고 싶다”면서 “이 나라는 법치국가고 두 사람은 법치와 공권력을 지키기 위해 전직 대통령이었던 저까지 의혹이 있나 없나 수사대상으로 삼았다. 그런 용기와 원칙적 자세는 칭찬하면 했지 탓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해서 “저의 반쪽이라시면서 ‘나도 똑같이 했을(자살) 것이다’고 하신 것은 큰 지도자가 할 말씀이 아니었다”며 “천국에 와 보니 그런 말씀은 저에겐 결코 위로가 아닌 화합을 깨고 분열을 부추기는 선동이란 생각이 들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 논설위원은 노 전 대통령 유족에게도 “사랑하는 아들딸아, 검찰이 내 처지를 감안해 행여 수사를 중단하더라도 이 아비 모르게 미국 땅에 계약서 찢었다는 아파트 얻어 둔 게 정말 있다면 끝까지 되돌려 주거라”며 “그리고 엄마랑 함께 대우 南(남) 사장 유족을 찾아가 나 대신 위로와 사죄를 전하거라 그게 사람사는 도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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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신문> ´수암칼럼´ 캡쳐. 현재 삭제된 상태다. |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칼럼이 알려지자 <오마이뉴스>, <미디어오늘> 등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허미옥 사무국장의 이름으로 “수암칼럼 비판의 핵심은 ´노무현 전 대통령, 즉 망자에 대한 모독´이라는 것”이라며 “반발여론이 거세다”고 비판했다. 또 “<매일신문> 자유게시판에 20~30여 건의 항의글이 등록되고, 시민단체는 조만간 이 신문사 및 칼럼 필자인 김정길씨(명예주필) 항의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도 했다.
<프레시안>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유언"? …´망자 모독´”>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비난했고, <노컷뉴스>의 변상욱 기자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시국이 어수선하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분위기를 틈 탄 인기몰이 글과 허위 기사가 번지고 있다”며 “매일신문 1일자에 실린 <수암칼럼>이 대표작”이라고 소개했다.
변 기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천국에서 두 번 째 유언을 한다면 이럴 것이다´라는 상상으로 쓴 칼럼인데 계속해서 고인과 유족을 조롱하고 모욕을 가하고 있다”며 “정말 더티(dirty)한 글”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이 매체는 논란이 계속 되자 홈페이지에서 3일 밤 문제의 칼럼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천국서 보내는 두 번째 유언´ 칼럼(전문)
國民葬(국민장)이 끝났다. 그리고 그(노무현)도 떠났다. 그의 혼령이 있다면 수백만 명의 국민들이 자신의 죽음을 슬퍼해준 모습을 보면서 어떤 감회에 젖었을까. 어쩌면 하늘나라에서 남은 우리에게 두 번째 유언처럼 당부의 말을 쓴다면 이렇게 써 보냈을지 모른다.“국민 여러분, 못난 저를 위해 울어주고 꽃을 뿌려주신 연민과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대통령 노릇도 부족했고 修身齊家(수신제가)도 제대로 못 하고, 나라와 국민 여러분께 번듯하게 남겨 드린 것도 없는 저에게 국민장까지 치러준 배려 또한 고맙습니다.
요 며칠 새 저는 천국에서 만난 많은 분들의 말씀과 위로를 들으며 문득문득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고 깨우치게도 됩니다. 권위주의를 깨고 개혁을 위해 애썼다는 칭찬도 들었습니다. 방송들이 고맙게도 저의 모자란 모습들을 좋은 모습으로 비쳐 보여주신 건 감사하지만 저는 천국에 와서 제 자신의 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영웅이 아닙니다. 저의 죽음은 왜적의 총탄을 맞고 쓰러진 이순신 장군의 호국의 죽음도 아니고 질병의 고통 속에서도 한글을 창제하다 병고로 쓰러지신 세종대왕의 愛民(애민)의 죽음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그토록 슬퍼해주신 사랑, 가슴 아리도록 고마울 뿐입니다. 방송이나 인터넷은 더 이상 저를 마치 희생당한 영웅인 양 그리지 말아 주십시오. 겸손이 아닙니다. 저는 저를 사랑한 노사모와 아끼고 믿어준 사람들에게 하늘나라에서 당부하고 싶습니다.
외국인과 해외 TV가 중계되는 영결식장 앞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고함을 지른 나의 옛 비서에게도 당부합니다. ‘자네 같은 친구를 비서로 썼던 내가 부끄럽다’고….국민장이 끝났음에도 광화문에 분향소를 고집하고 곡괭이와 각목으로 국가경찰을 치는 분들, 그리고 ‘책임을 묻겠다’며 법무장관, 검찰총장 사퇴를 떠드는 민주당 후배들에게도 저는 충고하고 싶습니다. 이 나라는 법치국가고 두 사람은 법치와 공권력을 지키기 위해 전직 대통령이었던 저까지 의혹이 있나 없나 수사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그런 용기와 원칙적 자세는 칭찬하면 했지 탓할 일이 아닙니다. 본분을 다한 공직자에게 무슨 ‘책임’을 묻겠다는 겁니까?
저와 가족을 위해 울어주신 DJ 님께도 한 말씀 드립니다. 저의 반쪽이라시면서 ‘나도 똑같이 했을(자살) 것이다’고 하신 것은 큰 지도자가 할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천국에 와 보니 그런 말씀은 저에겐 결코 위로가 아닌 화합을 깨고 분열을 부추기는 선동이란 생각이 들 뿐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 딸아, 검찰이 내 처지를 감안해 행여 수사를 중단하더라도 이 아비 모르게 미국 땅에 계약서 찢었다는 아파트 얻어 둔 게 정말 있다면 끝까지 되돌려 주거라. 그것이 우리 집안과 이 아버지의 남은 자존심을 지켜주는 길이다. 그리고 엄마랑 함께 대우 南(남) 사장 유족을 찾아가 나 대신 위로와 사죄를 전하거라 그게 사람사는 도리였다. 그리고 이광재, 이강철, 자네들은 喪主(상주)도 아니면서 감옥에서 참회하며 기도나 하고 있지 구속집행정지 신청은 왜 해서 TV 앞에 얼굴을 치 들고 다녔나? 자네들을 풀어준 MB도 고맙거나 인자하다는 생각보다는 겁먹은 것 같은 유약함과 법 정신의 원칙을 허무는 것 같아 앞날이 걱정스럽네.
이 대통령이 배짱 하나는 나에게 배워야겠다는 생각마저 드네. 일부 전교조 여러분도 이젠 교실로 돌아가십시오. 장례 끝난 밤거리에서 촛불들 시간에 북 핵 안보교육이나 더 시켜주십시오. 민노총, 화물연대 여러분도 힘들지만 참으십시오. 북핵이 난리인 이때 여러분의 손에는 아직 만장깃발이나 촛불 대신 工具(공구)와 핸들이 쥐어져야 합니다. 오늘의 양보와 희생은 언젠가 나라와 국민이 모아서 갚아주실 것이고 또 그렇게 될 것입니다.
부디 여러분들이 저를 사랑하신다면 천국에서 보내는 저의 두 번째 유언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국민 여러분 고맙고 미안합니다.” |
[박주연 기자]phjmy9757@naver.com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