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기자 "한미(韓美) 브라더스" 농담
오바마 "한국에 친밀감 느껴" 단독 회담 50분으로 길어져
"단독 회담이 길어지게 된 것은 매우 좋은 징조다."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16일(현지시각)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이어진 양국 수뇌부 오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당초 단독회담 15분, 확대회담 35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각각 통역 1명씩만 배석시킨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단독회담이 50분간으로 길어지는 바람에 확대회담을 못하게 된 데 대해 덕담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국에는 이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친밀감을 느끼는 국가로 자신이 어렸을 때 살았던 인도네시아와 케빈 러드 총리와 개인적으로 친한 호주, 그리고 한국 등 세 나라를 꼽았다고 한다.
- ▲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16일 오전 백악관을 방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만나 손을 붙잡고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워싱턴=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정상회담 테이블에는 주로 북한 문제가 의제로 올랐으며 오찬 때는 환경문제에 대해 의견을 많이 나눴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변인은 "한미 양국이 CO₂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신기술을 이용해 저탄소 녹색성장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어제 미 행정부 핵심 각료들을 접견할 때도 그렇고 두 정상이 환담할 때, 정상오찬 때도 가장 자주 나온 이야기가 '전적으로 동감이다'라는 말이었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찬 때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 한국측 배석자 6명에게 일일이 발언 기회를 줬다고 한다. 두 정상이 같은 감색 계통 양복에 하늘색 넥타이를 맨 데 대해 기자회견장에 있던 미국측 기자는 "한미 브러더스(KOR-US brothers)'라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이 평소 하늘색 넥타이를 자주 매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공교롭게 약속이나 한 듯 같은 색깔의 넥타이를 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와 오바마 대통령 부인 미셸 여사는 두 정상이 정상회담을 하던 시각 따로 만나 청와대와 백악관의 '텃밭'을 주제로 얘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오바마 여사는 "백악관에 들어온 이후 미국인의 식생활을 보다 건강한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 백악관에 텃밭을 마련했고 오늘 오후 인근 초등학생들과 텃밭에서 야채를 수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남편이 서울시장 재직 시 관저에 텃밭을 갖고 있었고 현재 대통령 관저에도 상추 등을 심어놓고 수확할 때는 손자들을 불러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