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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6~ 2008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만성질환으로 병·의원에서 1회 이상 진단을 받은 환자가 1130만 명으로 집계됐다. 국민 4명 중 1명은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만성질환은 6개월에서 1년 이상 지속되는 질병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고혈압, 당뇨병, 정신·행동장애, 심·혈관계질환, 암 등 11개 질환을 만성질환으로 정하고 있다. 만성질환자는 2006년 1021만 명을 기록,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한 뒤 2007년 1083만 명 등 해마다 50만~60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
TV 프로그램 제목처럼 ‘잘 먹고 잘사는 법’은 요즘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다. 그런데도 만성질환자는 늘어만 간다.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는 최고의 방법은 바른 식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종종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웰빙 식품’이라 하더라도 한 가지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고, 좋지 않다는 음식도 적당히 먹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만들어 보급하고 있는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은 바람직한 식습관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성인용 지침은 ▶알코올 섭취량 하루 14g(한 잔) 이하 ▶소금 일일 5g 이하 섭취 ▶지방 섭취 총 에너지의 15~25% 등 10개 목표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각 식품군 매일 골고루 먹기 ▶활동량 늘리고 건강 체중 유지하기 ▶청결한 음식 알맞게 먹기 등의 3가지 권장사항과 ▶짠 음식 피하고 싱겁게 먹기 ▶지방이 많은 고기나 튀긴 음식 적게 먹기 ▶술을 마실 때 양 제한하기 등 3가지 제한사항이 핵심이다. 뻔한 듯해 보이지만 제대로 알고 지키는 이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대한영양사협회 김은미(강북삼성병원 영양실 실장) 홍보위원의 도움말로 꼼꼼히 짚어봤다.
다양한 식품 균형 있게 섞어야
식단을 짤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균형성이다. 채식을 강조하는 것은 좋지만 육류를 적대시하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밥과 채소 등 탄수화물로 필요 열량을 채우고 단백질 섭취를 소홀히 하면, 근육이 발달하지 못해 근력이 떨어지기 쉽다. 대사조절과 면역력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 같은 단백질 식품이라도 콩이나 두부만 먹는 것보다는 어육류를 적당히 섞어가며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단백질 종류도 조금씩 차이가 있는 데다, 비타민 B12처럼 동물성 식품에만 존재하는 영양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 B12는 부족하면 빈혈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야채도 브로콜리가 좋다고 해서 그것만 먹는 것보다는 다른 것들을 종종 섞어 먹어야 몸에 필요한 여러 종류의 비타민과 무기질을 고루 섭취할 수 있다.
소금 줄여 최대한 싱겁게
우리나라 전통음식의 단점은 염분 섭취량이 많아지기 쉽다는 것이다. 밥과 채소의 싱거움을 보완하기 위해 모든 반찬과 국에 ‘간’을 하다 보니 식탁에 소금을 두고 각자 뿌려먹는 서양인들보다 평균 소금 섭취량이 오히려 많다. 김치와 국·장아찌나 젓갈 등의 반찬을 매일 꼬박꼬박 먹으면 하루 소금 섭취량이 권장량(5g)의 3배 정도는 금세 초과한다. ‘간간한’ 음식에 익숙한 습관은 어렵더라도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식당에선 아무래도 음식 맛을 위해 간을 강하게 하는 편이므로 가능하면 음식을 주문할 때 최대한 싱겁게 해달라고 부탁하자. 국이나 라면·국수 등을 먹을 때는 건더기만 먹고 국물을 남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집에서 조리할 때는 소금을 덜 쓰는 대신 신맛을 가미하거나 매운맛을 내는 후추·겨자·고추냉이 등 향신료를 더 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침을 꼭 먹는다
가장 간과하기 쉬운 나쁜 식습관 중 하나가 식사를 거르는 것. 지난해 11월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국민 10명 중 3명이 하루 한 끼 이상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10명 중 4명이 아침식사를 건너뛰고 있다. 그런데 하루에 한 끼 이상 거르는 사람이 세 끼를 모두 먹는 사람보다 칼슘·비타민 등 필수영양소 부족 판정을 받은 비율이 2.5배나 됐다.
특히 아침식사를 거르면 점심에 과식하기 쉽고 배변 습관도 나빠진다. 또 뇌신경이 활동하기 위한 당질을 공급받지 못해 오전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습관이 돼서 괜찮다”는 이들이 있는데, 그건 말 그대로 ‘익숙해진’ 것뿐이다. 건강에도 무관하다는 뜻은 아니다.
밥·국·김치만 먹어선 곤란
서구식에 비해 전통식이 영양의 균형성 면에서 뛰어나다. 하지만 ‘무늬만 한식’이면 곤란하다. 밥·국·김치만 놓고 먹는다면 탄수화물과 소금만 과잉 섭취하기 쉽다. 최소한 채소 한두 가지와, 어육류·두부·계란 중 한 가지는 같이 먹도록 하자. 또 하얀 쌀밥은 먹기 좋고 빨리 소화되는 만큼 혈당의 급상승·급하강을 야기하고 공복감을 빨리 느끼게 한다. 잡곡이나 도정이 덜된 현미 등을 많이 섞어 먹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