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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은 지상파에 진출할까

화이트보스 2009. 7. 23. 10:27

조중동은 지상파에 진출할까

헤럴드경제 | 입력 2009.07.23 08:16 | 누가 봤을까? 신문과 대기업의 방송진출을 허용하는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이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논란의 중심에 있던 소위 조.중.동 등 신문사들과 대기업이 방송에 실제 진출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보수언론의 방송진출은 사회여론에 막대할 영향을 미칠 전망이고,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방송진출을 본격화하면 기존 미디어 시장의 지형은 급격하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통과된 개정 신문법과 방송법은 신문과 대기업이 소유할 수 있는 지상파방송의 지분을 10%로 제한하고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의 지분소유를 모두 30%이내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

▶조중동 타깃은 종합편성채널

미디어법 논란이 계속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거론된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 보수신문들의 지상파 방송 소유및 경영참여는 현실화될까.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2012년까지 모든 지상파 방송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등 급격한 시장 변동을 눈앞에 두고 있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던 방송사들의 수익구조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 특히 신문사가 진입할 수 있는 방송인 KBS2와 MBC는 엄청난 사내 반발에 부딪칠 가능성이 크다. 인수에 드는 수조원의 비용도 신문사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는 최근 사설을 통해 "우리는 MBC에 관심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신문사들이 실제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지상파 방송이 아닌 신규 종합편성채널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미디어법 국회 논란 과정에서도 여야는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 사업자의 지분 소유 허용치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다. 국민들에게는 지상파를 둘러싼 논쟁으로 보였지만, 방송진출을 노리는 신문사들의 실제 관심은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이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조원이 투입되야 하는 지상파에 비해 종합편성채널의 사업비는 수천억 원대로 신문사들의 사업자로 지정받기 위해 대기업과의 컨소시엄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조중동 중에서 종합편성채널 진출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은 중앙일보로 꼽힌다. 중앙일보는 1999년부터 케이블TV에 진출해 노하우를 쌓아왔고, 지난해 8월부터는 `Q프로젝트 태스크포스`를 운영하며 방송 영역 확대를 준비해왔다. 최근에는 다큐멘터리 채널 성격이 짙던 Q채널을 종합엔터테인먼트 채널인 QTV로 출범시킨 바 있다.

동아일보는 신년사에게 최고경영자가 방송 진출을 강조한 뒤 최근 방송 PD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방송업계에서는 동아일보의 지상파 진출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방송진출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조선일보는 최근 들어 방송 진출에 소극적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경제정보채널을 만드는 등 방송사업 가능성을 여전히 저울질하고 있는 중으로 보인다.

신문사의 방송진출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문화관광부의 고위인사는 "미디어법 개정안 통과로 신문사의 방송진출이 기정사실화되고 있지만 사실 방송산업을 내부적으로 꼼꼼히 보면 그렇지는 않다"면서 "과거와 달리 최근들어 방송의 수익구조가 크게 악화돼 있고 방송산업에 초기투자비가 많이 들어 섣불리 카드를 꺼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실제 신문사가 방송에 진출할 경우에는 회사의 생사를 건 모험을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4대그룹 "관심없다"… CJ, 태광은 이름올라


삼성, 현대, LG, SK 등 주요 대기업들은 한결같이 "방송진출에 관심이 없다"는 반응이다. 미디어법을 둘러싼 논쟁의 와중에서도 대기업들은 정치적 논쟁에 휘말려 들지 않기 위해 거리를 둬 왔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방송에 진출할 경우 돈이 되던지, 아니면 기업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두가지 모두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디어법 개정을 둘러싸고 국민여론이 크게 갈린 상황"이라면서 "방송의 방자도 꺼내지 말라"고 고개를 저었다.

방송진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CJ 역시 "미디어법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CJ가 온미디어 인수하고 이를 디딤돌로 장기적으로 지상파 진출을 위한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CJ 관계자는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역시 채널보다 콘텐츠가 수익이 나고 전망이 있다고 본다"면서 "CJ는 자체 제작 콘텐츠의 양과 질을 계속 높여 아시아 일류콘텐츠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케이블의 공룡으로 평가받고 있는 태광의 진출설도 해당사의 의지와 관계없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조용직 기자 yjc@heraldm.com

사진설명=미디어법 개정안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신문사와 대기업의 방송진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사진은 이윤성 국회부의장이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미디어법을 직권상정하자 야당 의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동출 기자 dcy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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