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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엔진이 다르다"

화이트보스 2009. 8. 11. 05:57

나로호, 엔진이 다르다"

입력 : 2009.08.11 01:19 / 수정 : 2009.08.11 02:58

러시아와 같은 '최신형'이라더니…
"러 시험모델보다 성능 낮아"
개발 참여자들 의혹 제기해 우리정부는 몰랐나, 속았나
☞ RD191, RD151 엔진

러시아의 차세대 우주발사체인 앙가라(Angara)호에 탑재되는 엔진이 RD191이다. 앙가라는 2011년 발사될 예정이다. 러시아는 최신형 엔진 RD191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RD151을 나로호 하단(1단)의 엔진으로 탑재해 우리에게 넘겨줬다. RD151은 RD191에 비해 추진력이 20% 정도 떨어진다.

"러시아에서 연소시험 중인 엔진은 나로호에 탑재된 것과 같은 RD151엔진이다." (교육과학기술부)

"러시아가 연소 시험한 엔진은 RD151이 아닌 RD191로 보인다. 러시아는 RD191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모델인 RD151을 우리에게 넘겨줬고 연소 시험은 RD191로 한 것으로 보인다." (나로호 개발 초기부터 참여한 관계자)

◆우리를 슬프게 하는 '나로호 발사 연기의 속사정'

정부는 러시아가 나로호와 동일한 로켓을 이용, 최종 연소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으나, 나로호 개발 참여자들은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나로호 개발 초기부터 관여한 핵심 관계자 A씨는 10일 "러시아가 현지에서 시험하고 있는 로켓 엔진은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RD191 엔진"이라고 주장했다.

또 나로호의 엔진을 제작하는 러시아 흐루니체프사 등의 발표 자료에 나로호 RD151엔진의 시험 일정은 아예 없다는 점도 A씨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발표 자료에는 오로지 R191엔진 일정만 나와 있을 뿐이다. RD191은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차세대 위성 발사체로 개발 중인 앙가라 로켓 1단(하단)의 엔진이다.

A씨는 "러시아가 군사용인 앙가라 1단 로켓을 나로호 1단으로 변형해 한국측에 넘겼다"면서 "정작 앙가라 로켓은 2011년 첫 발사가 예정돼 있어 나로호가 러시아 로켓 개발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교육과학기술부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러시아 현지 연소시험 때문에 두 차례나 나로호 발사가 연기되자 "러시아측이 똑같은 나로호 1단 엔진 두 개를 만들어 하나는 나로호 발사용으로 한국에 납품하고, 다른 하나는 러시아가 현지에서 연소 시험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RD191과 RD151은 추진력에서 차이가 난다. 예컨대, 자동차로 비교하면 RD191이 시속 300㎞까지 낼 수 있는 엔진이라면 RD151은 시속 250㎞까지 출력이 가능한 엔진이다.

◆러시아, 나로호 엔진 개발 돈 받아 자국의 차세대 로켓 시험에 쓴 꼴

이 때문에 러시아는 RD191을 개발한 뒤, 이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RD151을 한국측에 납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러시아는 나로호에 들어갈 RD151 엔진 대신 군사용인 RD191 엔진으로 연소 시험을 실시, 나로호 개발 비용으로 러시아의 신형 군사용 엔진 개발 검증까지 마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러시아가 RD191을 수정해 RD151을 제작할 때 출력을 제외한 다른 모든 부분을 동일하게 만들었을 것"이라며 "RD191로 최종 연소시험을 할지라도 RD151의 성능 입증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한 대학의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RD151을 갖고 연소 시험을 했어도 발사 성공을 100% 보장하는 것은 아닌데 RD191로 연소 시험을 했다면 그만큼 신뢰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즉, 한번도 발사하지 않은 로켓을 한국측에 납품했다면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거짓 발표를 한 것은 '한국정부가 러시아의 신형 엔진인 RD191 개발 사업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발사는 2005년에서 2007년, 2008년, 올해 2분기, 7월 30일, 8월 11일 등 모두 6번이나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