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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워낙 집념 강한 분이라 충분히 일어설 수 있을 것"

화이트보스 2009. 8. 12. 07:55

DJ 워낙 집념 강한 분이라 충분히 일어설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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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8.12 02:47

이(李)대통령, DJ 병문안 쾌유 기원
병세 호전됐다는 보고 듣고 국무회의후 곧장 병원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입원해있는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병문안을 했다. 당초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이 대통령은 중환자실에 있는 김 전 대통령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희호 여사, 김홍업 전 의원 등 김 전 대통령 가족과 권노갑·한화갑·한광옥 전 의원, 박지원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만나 20여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국가 원로가 필요하다"면서 "김 전 대통령은 충분히 일어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경우를 많이 봐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마친 뒤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다소 호전됐다는 보고를 듣고, "그렇다면 내가 직접 가보는 게 도리 아니겠느냐"며 방문을 결정했다고 청와대측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병문안에 앞서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와 민족화해에 큰 발자취를 남긴, 나라의 지도자"라며 "문병하고 쾌유를 비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속히 완쾌하시길”DJ 병문안 간 李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오전 김대중 전 대통령 병문안을 위해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방문,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과거 정부의 대북 화해정책을 비판해온 청와대가 DJ의 대표 업적으로 '민족화해'를 꼽은 것이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8·15 광복절을 앞두고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 방북, 박근혜 전 대표 특사 임명 등에서 이어지는 통합과 포용의 메시지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내 친한(親韓) 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 인사들을 만나서도 "김 전 대통령은 반세기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지도자"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40분쯤 세브란스병원에 도착, 박지원 의원과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의 안내를 받아 곧바로 VIP 대기실이 있는 병원 20층으로 이동했다. 이희호 여사가 엘리베이터 앞에 마중 나와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했고, 이 대통령은 이 여사 손을 잡으며 "힘드시죠"라고 말했다. 자리에 앉은 이 대통령은 "기도부터 하겠다"며 두 손을 모아 눈을 감고 1분여간 기도를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의료진에게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하며 "본인이 워낙 집념이 강하시니까…"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2002년) 서울시장이 돼서 국무회의에 처음 갔더니 김 전 대통령이 소개를 어찌나 잘해주시는지 제가 기억을 한다"며 "(김 전 대통령이) '청계천 정말 하느냐'고 하셨는데 제가 '된다'고 하면서 '꼭 와달라'고 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김 전 대통령이) 차를 타고 청계천을 다 둘러보셨다고 하시더라"고 했다.

이에 이 여사는 "대통령께서 방문해 주시고 기도를 해주셔서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했고, 박 의원은 "맹형규 (정무)수석과 오전 오후로 연락하고 있다. 오늘이 30일째인데 대통령님이 오셨으니까 힘을 내실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이) 깨어나시면 다시 한 번 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이 대통령은 박 의원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며 "중책(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맡으셨다"고 했다고, 박 의원이 전했다. 이 대통령과 동행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박 의원에게 "좀 부드럽게 정책을 해달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원래 부드러운데, 뭐"라고 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당초 지난 주말 병문안을 검토했으나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자칫 가족들에게 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미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