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무지개를 만나다최순호의 Story & History of the Shot
2009.09.01 13:48 조회 66 추천 0 수노 | 블로그 원문보기
새로운 세기를 맞는다며 세상이 야단법석이었던 적이 있다.
신혼부부들은 즈믄동이를 낳겠다며 손가락을 꼽아가며 날짜를 계산하던 때가 있었다.
이런 난리법석에 동참하기 위해 백두산에 올랐다.
1999년 12월 마지막 일주일 동안 꼬박 백두산 정상에서 있었다.
백두산 천지 위로 지나가는 태양의 궤적을 담기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해가지는 석양까지 꼼짝도 안하고
차가운 바닥에 배를 깔고 일주일을 지냈다.
백두산 날씨는 변화물상했다. 한마디로 지랄탄이었다.
새벽에 붉은 태양이 얼굴을 내밀고 오전까지 날씨가 좋다가 오후에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는가 싶더니
다시 해가 났다. 도저히 날씨를 예측할 수가 없었다.
어차피 올라온거 2000년의 새로운 태양을 올라올 때까지 한방에 태양의 궤적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낙지처럼 배를 깔았다.
외투 외에 옷을 다섯겹은 더 입었던 것 같다. 뒤뚱거리면서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다.
30분 간격으로 셔터를 눌러야하기 때문에 자리를 뜰 수도 없었다.
보호자 겸 일을 도와주는 한족 친구가 점심에 라면을 끌여오면 채 한 젓가락을 먹지도 않았는데 국물이 얼어붙어버릴 정도로 추웠다. 바람이라도 불어치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몰아쳤다.
날씨가 좋던 나쁘던 상관없이 눈을 뜨면 천지로 올라가서 해가 지면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3일째 되던날 새벽에 눈을 떠보니 안개가 자욱해서 앞이 잘보이지않을 정도였다.
오늘도 종쳤다라고 생각하면서 천지에 올랐다.
안개 속에 해가 올라오는데 기분이 이상해서 뒤를 돌아보았더니 원형 무지개가 바로 뒤에 떠있었다.
원형 무지개는 여태까지 들어본 적도 없었다.
신기하게도 원형 무지개 속에 그림자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30분 이상 원형무지개는 선명하게 떠있다 사라졌다.
백두산에서 밀레니엄을 맞이하는 신기한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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