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본의 대형 경제조사그룹인 다이와소켄(大和總硏)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샤오민제(肖敏捷)
'中·日 경제전문가' 샤오민제 진단
"日, 아시아를 내수시장 간주 오자와·리커창 라인 막강"
"일본의 정권 교체와 더불어 일본 기업의 제3차 중국 러시(rush)가 일어날 것입니다."일본의 대형 경제조사그룹인 다이와소켄(大和總硏)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샤오민제(肖敏捷) 씨는 1일 "일본 경제는 이미 중국으로의 이동(shift)이 이뤄졌으며, 이는 역(逆)주행할 수 없는 길"이라고 진단하며 이번 총선결과가 빚은 정치환경의 변화는 "이 같은 경제 환경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안(西安) 출신인 샤오씨는 다이와소켄 홍콩(상하이 사무소) 수석대표를 지냈고, 현재 일본에서 중·일 경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중·일 간의 대표적 파이프는.
"일본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대행, 중국측은 2012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후계자 가능성이 매우 높은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다. 리 부총리는 일본에 오면 오자와씨의 이와테(岩手·오자와씨 고향) 별장에 머문다. 정치·경제 분야에서 이들이 키를 잡을 것이다."
―일본에서 중국의 위상은 어떻게 변했나.
"닛산자동차는 1월과 6월 일본보다 중국에서 자동차를 더 많이 팔았다. 상반기 일본의 중국 수출이 미국 수출을 넘어섰다. 일본 기업에 '메인 마켓(main market)'은 이제 중국이다. 일본 기업들은 프라이드(pride·자부심)를 버릴 것이다. 중·일 경제 관계의 최대 장애물이었다. '아시아 중시(重視)'를 표방한 민주당의 집권으로 이 경향이 더 빨라질 것이다."
―무슨 프라이드인가.
"일본 기업의 제품전략은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면 한국과 대만, 다음에 중국에 투입하는 순서였다. 이제 처음부터 중국이다. 중국에서 만들어 중국에서 팔고, 일본 기업들은 중국인이 원하는 것을 만들 것이다."
―중국인이 원하는 것이란.
"중국 시장에서 잘 팔리는 일본 차는 닛산과 마쓰다 제품이다. 이들 회사보다는 고급 차종인 '캠리'를 중심으로 한 도요타는 중국 시장에서 고전한다. 고(高)부가가치 제품은 일본 기업의 강점이지만 이는 결국 값이 비싸다는 것을 뜻한다. 일본의 수출의존도가 15%로 독일(40%)보다 훨씬 낮은데도 이번 경제위기에서 일본이 더 고생하는 것은 제품이 역설적으로 부가가치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품질이 좋아도 비싸니까 안 팔린다."
- ▲ 민주, 국민신당과 연정 착수 일본 총선에서 민주당 대승을 이끈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당 대표(왼쪽)가 1일 의회에서 국민신당의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대표대행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경제 부흥 등 일본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신당과 연정을 구성할 예정이다./AFP 연합뉴스
"세 번째 중국 러시다. 일본 기업이 중국에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 1992년이었고, 그 다음은 중국이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2000년이었다. 그리고 올해다. 3차 러시는 액정 패널, 화학 원재료, 부품 소재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이 갈 것이다. 재패니즈 퀄리티(quality)와 차이니즈 코스트(cost)의 결합이라는 최강의 조합을 노릴 것이다."
―'신(新)중·일 밀월시대'에 한국과 대만이 갈 길은.
"중국과 일본이 직접 만나면 한국과 대만의 경쟁력은 상당히 약화될 것이다. 대만은 일본 기업과 기술 제휴를 하고 중국 기업과 마케팅 제휴를 하는 전략을 쓴다. 좋은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