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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 기다리면 될줄 알았는데…”

화이트보스 2009. 9. 11. 13:19

“5년만 기다리면 될줄 알았는데…”
입력시간 : 2009. 09.11. 00:00




문화전당 지연에 맥못추는 충장로상권
㎡당 1,800만원서 968만원으로 반토막

“구도청이 남악으로 이전한뒤 손님이 하나 둘씩 줄어들었지만 5년후에는 아시아문화전당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로 몇년을 버텼으나 공사가 지지부진해지면서 이마저 희망이 사라졌네요” 충장로에서 제법 알아주던 대형음식점을 운영하던 김모사장은 내리 한숨을 내리쉬면서 상무지구로 이전할 계획으로 점포를 모색하고 있다. 한때 ‘광주의 명동’이라 불릴 정도로 잘 나가던 충장로와 금남로 일대 구도심 땅값이 구도청이전과 문화전당 공사 지지부진으로 인해 10년사이 반토막으로 주저앉으면서 이일대 상인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충장로에서 10년 이상 중개업을 했다는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90년대까지만 해도 충장로에 작은 분식점만 내도 ‘절반은 성공’이란 얘기가 있었지만 도청이 옮겨가고 아시아 문화전당 공사가 지지부진하며서 고급, 저가 음식점 할 것 없이 모두 망하게 생겼다”고 푸념한다.

◇ 충장·금남로 땅값 반토막
10일 광주시와 일선 구에 따르면 지난 1990년 개별공시지가를 발표한 이후 광주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유지하고 있는 동구 충장로 2가 15-1번지의 옛 나라서적 자리 땅 값은 올해 1월1일 현재 ㎡당 968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0만원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5년전(1993년) 가격(1,800만원)보다 절반(46.2% ㆍ832만원)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개별공시지가가 발표되기 시작한 지난 1990년 ㎡ 당 1,300만원하던 이곳 땅 값은 1991년 1,550만원, 1992년 1,700만원 등 지속적으로 오르다 1993년 1,800만원으로 정점을 이뤘다. 이후 1994년~1997년 1,700만원대를 고수하다 1998년 IMF를 겪으면서 1999년 ㎡ 당 1,400만원으로 떨어지더니 2007년 1,000만원대를 유지하다 지난해를 고비로 급기야 9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또한 지난 2005년 도청 이전 이후 도심공동화 가속화로 충장로 일대 상가 공실률이 지난해 사상 최고 수준인 18.3%로 치솟았다.
여기에다 문화전당 관련 공사조차 지연되면서 충장로와 금남로 일대는 상권이 날로 늘어나는 ‘빈점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광주는 구도심인 동구 구도청을 중심으로 근린상가와 업무용빌딩 등의 공실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구도청 인근은 충장로와 금남로 등 일부 우량 상권을 제외하고는 1층 상가라도 꾸준히 세가 나가는 건물은 손에 꼽을 만큼 공동화현상이 심각하다.
현재 왕년의 화련한 충장로 상권은 이동통신거리로 명맥을 이어가면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 상가·빌딩 빈점포 몸살
한때는 광주를 대표하는 상권은 도청 주변 충장로, 금남로였다. 도청 공무원을 비롯한 유동인구 수요를 노리고 각종 극장, 업무시설, 상가들이 몰려 있었다. 위치나 규모 면에서 ‘광주의 중심지’로 입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전남도청 이전이 변수였다. 2005년 도청이 전남 무안 남악신도시로 옮기면서 이 일대는 ‘도심 공동화’ 현상까지 나타났다. 거리마다 인파로 들끓던 이곳은 요즘 은 이통통신과 극장가를 제외하면 주말에도 거리가 썰렁할 정도다.
예정대로라면 옛 도청부지 주변 서석동 일대에 2010년에 문화전당이 들어서야 되지만 아직도 ‘보존이냐 철거냐’하면서 지지부진하면서 ‘도청 이전의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어서 인근 상인들을 더욱 애를 태우고 있다.
문화전당이 들어서면 왕년의 화려한 충장로 상권이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지켜오던 상인들도 이제는 지쳐서 상무지구 등 신도심으로 속속 이전하고 있다.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지하상가 등 중소형 상가의 불황은 더욱 심각하다.
권리금이 불과 3년새 반토막이 나는 등 실물경제 위기를 실감케 하고 있는 것.
실제로 금남로지하상가의 경우 한 칸(14.5㎡ㆍ2.7평)당 권리금이 2000만~3000만원이던 것이 불과 3년새 반토막이 났다. 매매가와 임대가 또한 지난해에 비해 10% 가량 떨어졌다.
정상철 부동산학 박사는 “최근 아시아문화전당이 불투명해지면서 동구 빌딩들의 사무실이 많이 비어있다”면서 “동구상인들을 중심으로 임대료를 대폭 낮추는 등 갖가지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지만 아시아문화전당 공사 재개 등 근본적인 것이 해결 되지 않는다면 충장로 상권의 부활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미애 기자        서미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