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 첫 우려 표명
중국에서 고가의 아파트가 배추보다 잘 팔릴 정도로 부동산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일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와 북경신보(北京晨報) 등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작년 금융위기로 폭락했던 부동산시장이 올해 2분기부터 빠르게 회복되며 주택매물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부동산시장의 거품 논란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의 유대인으로 불리는 ‘원저우 상인’ 등 큰 손들이 요지의 주택들을 싹쓸이 하면서 매물이 나오자마자 팔리고 있다.
이같이 주택 매물이 품귀현상을 빚는 것은 개발업체들이 부동산경기 침체로 지난 1년간 새로 주택을 건설하지 않아 그동안 미분양됐던 재고물량만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광시좡족자치구의 난닝시(南寧市)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빠른 작년 말부터 부동산시장이 회복되기 시작해 최근 주택구매자들이 급증하며 부동산 판매상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근 분양에 들어간 난닝시 룽허다디 제7차 아파트는 3만여명이 줄을 서서 아파트구매에 나서 춘절(설) 기간 귀향표를 구하기 위해 기차역에 몰려든 인파보다 많았다.
룽허다디 아파트는 작년 ㎡당 4천800위안(87만3천600원)이었으나 현재 ㎡당 7천400위안~7천800위안으로 뛰었으며 앞으로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난닝시 부동산관리국은 7월 난닝시 주택, 오피스텔 등 상품방의 거래량이 5천781채로 3개월 연속 5천채를 넘었다고 밝혔다.
난닝시의 한 부동산업체 직원은 “요즘은 아파트가 배추보다 팔기쉽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들은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시작된 부동산활황세가 경기회복세를 타고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의 8월 중고주택 가격은 ㎡당 1만4천204위안으로 전달보다 6.46% 증가하며 6개월 연속 상승했다.
부동산업종의 직원들도 업황호조 속에 연봉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베이징더한(北京德翰)이 발표한 ‘2009년 상반기 부동산업종 급여조사보고’에 따르면 부동산업종 부총경리급 이상 고위직의 연봉은 43만~67만위안(7천826만~1억2천194만원), 중관 관리자 연봉은 18만~25만위안(3천276만~4천550만원), 일반직원 연봉은 9만5천위안(1천729만원)으로 집계됐다.
베이징더한은 부동산업종의 연봉은 작년보다 4.5% 증가한 것으로 증가폭이 작년의 12.8%보다 낮아졌지만 다른 업종 평균의 3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장웨이신(姜僞新) 주택과도시건설부 부장은 주요 언론들과 인터뷰를 통해 우려를 표시했다.
장 부장은 “중국의 개혁개방이후 전반적인 주택여건이 크게 개선됐지만 저소득 가정의 주택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최근 주택가격 급등은 서민들의 주거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오피스텔 등 상품방들의 가격이 안정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주택시장 안정은 주택가격이 너무 빠르게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해서 담당부처 책임자가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