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조선ㆍ플랜트 등 기존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녹색사업에 적극 나서 중국 시장 공략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STX 다롄 창싱다오 조선소를 찾은 원자바오 중국 총리 영접차 다롄에 온 강덕수
STX 회장(사진)은 지난 12일 기자와 만나 해상풍력이 발전 분야에서 급성장하는 블루오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중국 시장은 블루오션 중에서도 블루오션이란 얘기다.
강 회장은 "하계 다보스포럼 최대 화두가 녹색성장인 데다 중국 정부도 저탄소ㆍ에너지 절감형 환경친화산업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기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중국 정부가 대규모 지원을 하면서 현지 풍력발전설비 시장 규모가 연평균 200%씩 늘어나고 있다"며 "풍력발전 원천기술을 가진 네덜란드 하라코산을 8월 2000억달러에 인수한 만큼 기술력을 무기로 시장 공략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북 3성은 바람이 풍부한 데다 발전기 부품조달 등이 용이해 사업 환경이 좋은 편이다. 특히 2~3㎿급 설비 원천기술을 이미 확보했고 5㎿급 기술을 연구 중이어서 기술적으로도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그는 고효율 태양광 모듈 개발도 서둘러 중국 태양광 발전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모색하고 있다.
강 회장은 2007년 3월 중국 동북 3성 물류 거점인 랴오닝성 다롄 창싱다오에 17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조선소 건설에 착수하면서 중국 내에서는 유명한 외국 기업인으로 부상했다.
강 회장은 조선사업에 대한 야심도 드러냈다. 그는 "
STX 다롄 생산기지를 소재ㆍ기자재ㆍ선박블록ㆍ해양플랜트 등 모든 것을 단지 내에서 끝내는 일관생산시스템과 선진 기술력을 갖춰 세계 일류 조선소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과 중국ㆍ유럽을 잇는 글로벌 3대 생산 거점 중심축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미 3년치 일감을 확보해둔 상태"라며 "2012년이면 한국 수준에 버금가는 기술력과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 회장은 "금융위기가 끝나면 세계 경제 중심축은 한발 더 중국 쪽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중국 투자를 결심한 것도 이런 전망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다롄은 특히 안산철강 등 철강산업이 발달한 데다 선박 제조 인력 등이 풍부하고 한국과 가까워 조선업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최근 업황이 불투명해진 조선산업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해 발틱해운지수가 1만3000을 넘나든 것은 비정상이고 2000~3000선이 오히려 정상"이라며 "이제 본격적인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지난 3년간 40개에서 280여 개로 우후죽순 들어섰던 해운사들이 정리되면서 시장이 정상화하는 과정이란 지적이다.
강 회장은 "선사 운임과 유류비를 줄일 수 있는 선박 제조기술을 가진 조선사만 살아남는 환경인 만큼 차별된 신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롄 = 장종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