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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소득 누락 의혹에 “오늘 아침 세금 1000만원 냈다”

화이트보스 2009. 9. 21. 23:22

정운찬, 소득 누락 의혹에 “오늘 아침 세금 1000만원 냈다”

도덕성 의혹
“미 대학원서 ‘병역면제’ 잘못 기재… 용서를”
총장 재직때 기업회장에 ‘거액 용돈’ 시인

경향신문 | 이인숙·강병한기자 | 입력 2009.09.21 18:14 | 수정 2009.09.21 18:19 | 누가 봤을까? 40대 남성, 광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오른쪽)가 21일 국회 총리 인사청문회에 앞서 정의화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우철훈기자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21일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는 병역 기피 의혹, 소득 누락 및 탈루 의혹, 예스24 고문 겸직 논란, 논문 중복게재 의혹 등이 집중 난타 대상이 됐다.

정 후보자는 "병역법상 '부선망 독자(아버지를 일찍 여읜 독자)' 규정으로 병역을 연기받았고 시간이 지나다보니 면제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정 후보자가 병역을 고의로 기피한 것이라며 여러 정황을 들이댔다. 백 의원은 " '부선망 독자' 규정이 신설되기 전에도 부양해야 하는 60세 이상 부모가 있는 독자는 6개월 보충역이 되는 혜택이 있었다. 이를 알고 입적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어 "부선당 독자는 면제는 안되고 23세까지 연기만 가능하다. 그런데 정 후보자가 유학갈 때 24세였다"고 캐물었다.

정 후보자는 19살이던 1965년 작은 아버지의 양자로 입적했다. 다음해 징병검사에서 보충역인 '2을종' 판정을 받았다. 병역법상 '부선망독자' 규정은 이듬해 신설됐다. 정 후보자가 "양자 입적이 법 개정 이전이어서 병역 기피와 무관하다"는 주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청문회에선 정 후보자가 외국에서 강연·세미나로 받은 수입을 상당액 누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민주당 강운태 의원이 "2006~2008년 후보자의 전체 수입이 9억원인데 지출은 9억4200만원으로 더 많다. 그런데 금융자산은 3억6000억원 이상 늘었다"라고 묻자, 정 후보자는 "외국 강연과 세미나로 수입이 상당히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종합소득세 신고에 누락된 것을 발견해 수정신고하고 오늘 아침에 1000만원을 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총장 재직 시절 'ㅇ모자' 회장으로부터 거액의 용돈을 받은 사실도 시인했다. 정 후보자는 "해외 나갈 때 한두 번에 걸쳐 너무 궁핍하게 살지 말라고 소액을 준 적은 있다"며 "두번에 걸쳐 10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개인적 친분에 따른 것이라고 하지만 국립대 총장 신분으로 1000만원을 받은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그러나 'ㄷ그룹의 도움을 많이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ㄷ그룹으로부터 받은 돈이 한 푼도 없다"고 일축했다.

인터넷 업체 '예스24'의 자문을 1년10개월간 맡아 1억여원의 자문료를 받은 것이 겸직 금지 위반인지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정 후보자의 급여대장을 보면 이름만 고문이지 근로소득 원천징수를 받은 직원 아니냐"고 따졌다. 최 의원은 "업체 답변자료를 보면 당시 정 후보자가 한 일은 야구 관람, 인터뷰, 저자 사인회, 시상식 축사 등 6건에 불과하다. 불로소득이 아니냐"면서 1억원의 자문료가 적정한지 따졌다.

정 후보자는 "(업체에서)수당 계산이 힘들다고 매년 얼마씩 주기로 한 수당을 월별로 나눠준 것뿐"이라고 답변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교육공무원법은 영리 목적으로 해도 일정하게 허가해주지만 국가공무원법은 영리건 아니건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법 위반을 지적했다.

정 후보자는 자문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 "책을 너무 좋아하고. 책 보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서 맡게 됐다"고 말했다.

< 이인숙·강병한기자 sook97@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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