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헬스케어

10년 넘게 과음 계속했다면 '위험'

화이트보스 2009. 10. 21. 16:12

10년 넘게 과음 계속했다면 '위험'

술을 오래 마시면 간암이 생길까? 손주현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염바이러스 보균자가 적은 서구는 만성 음주가 간암의 주요 원인(30~ 45%)이며, 우리나라는 B형 간염, C형 간염의 뒤를 이은 3번째 원인"이라며 "간염바이러스가 없는 사람이 매일 80g의 알코올(소주 8잔, 위스키 5잔, 맥주 8~10잔, 포도주 약 6잔)을 10년 이상 마시면 간암 발생 위험이 술을 마시지 않은 바이러스 비보균자보다 5~7배 정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어쩌다 한 번씩 폭음했다고 간암에 걸리지는 않는다. 술을 장기간 오래 마시면 몇 단계를 거쳐 간암으로 발전한다. 만성 음주자의 90%가량은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긴다. 이들 중 10~35% 정도는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간 세포가 파괴되는 알코올성 간염으로 발전한다.

손주현 교수는 "알코올성 간염 환자 4명 중 1명꼴로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 상태에서는 간암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정승원 순천향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알코올성 간경변증 환자 중 5년에 8%는 간암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각 단계의 진행 비율을 단순히 곱해 간암 발병률을 계산할 수는 없지만, 장기간 과음하면 간암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B형ㆍC형 간염환자 또는 간염바이러스 보균자가 술 마시는 것은 '볏짚을 안고 불에 뛰어드는 격'이다. 이들은 소량의 알코올 섭취만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일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B형 간염 환자가 매일 소주 3잔 분량(알코올 27g) 이상을 마신 경우 비음주 간염 환자보다 간암 발생이 5배 이상 증가했다. 또 이탈리아의 연구에서는 C형 간염 환자가 10년 이상 하루 60g 이상의 술을 마시는 경우엔 60g 미만으로 마시는 환자에 비해 간암 발생이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