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정치, 외교.

한반도 유사시 세계 전역서 미군(美軍) 차출

화이트보스 2009. 10. 23. 10:23

한반도 유사시 세계 전역서 미군(美軍) 차출

입력 : 2009.10.23 03:08 / 수정 : 2009.10.23 08:56

韓·美 안보협의회 성명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 세계 전역에서 가용한 미군 병력과 전력(戰力)을 한반도에 유연하게 증강배치하기로 했다. 또 북한 핵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핵우산과 재래식 타격능력, 미사일방어(MD) 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력을 동원해 한국에 '확장 억제'(Extended Deterrence)를 제공하기로 했다.

김태영 국방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22일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제41차 한미안보협의회(SCM) 단독 및 확대 회담을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16개 항의 SCM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합의는 미 본토와 주일미군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심으로 돼 있던 기존의 전시(戰時) 미 증원(增援)전력을 유럽·중동지역으로부터도 투입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는 최근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제프 모렐 미 국방부 대변인의 언급으로 이번 SCM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안으로 부상했었다. 모렐 대변인이 지난 19일 한국의 대(對)아프간 경제지원을 강조한 데 이어 게이츠 장관은 21일 "한국의 국제적 군사기여는 한국의 안보와 핵심적인 국익에 도움되는 것으로 인식돼야 한다"고 해 파병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韓·美국방장관의 '동맹 미소' 김태영 국방부장관(오른쪽)과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부장관(왼쪽)이 22일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에서 제41차 한미안보협의회의를 시작하기 앞서 마주보며 웃고 있다./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양국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는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파병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양국 공동성명에도 아프간 파병과 연관 지을 만한 특별한 언급은 없다. 게이츠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아프간 지원과 관련해 한국정부에 구체적으로 제안한 바 없다"며 "한국정부 차원에서 언제, 어느 정도 수준으로 지원할지는 전적으로 한국 정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및 군 관계자들은 게이츠 장관의 발언만으로 미국이 파병을 원치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한다. 지난 해부터의 미국의 비공식적인 타진 움직임 등을 종합해보면 미국의 '본심(本心)'은 단순한 재정 지원보다는 파병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다음 달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한 시기까지 파병에 대한 고민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심사였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연기 문제에 대해선 국내 보수단체는 물론 정부 내에서도 미국측이 융통성을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기류가 있었다. 정부 소식통은 "우리 정부 일각에서도 미측에 전작권 전환 연기를 비공식적으로 타진해왔다"고 전했다. 게이츠 장관이 순방길에 오르기 전 미 국방부 고위관리가 "전작권 전환은 2012년 상황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밝혀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관측을 낳았으나 결국 이는 잘못 해석한 것으로 판명됐다. 게이츠 장관이 두 차례에 걸쳐 2012년 4월 전환을 절대적으로 확신한다며 '쐐기'를 박았기 때문이다.

중문으로 이 기사 읽기중문으로 이 기사 읽기 일문으로 이 기사 읽기일문으로 이 기사 읽기

22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에서 제41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가 열렸다. 회의를 마친 후 양국 국방장관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양국의 군사 동맹을 재확인했다. 국방장관들의 말을 들어봤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