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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동맹 앞에 출현한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전략 변화

화이트보스 2009. 11. 20. 15:55

한미 동맹 앞에 출현한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전략 변화

입력 : 2009.11.19 22:26 / 수정 : 2009.11.19 23:29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 양국이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개월 동안 3차례나 회담을 가졌으며 서로를 "가까운 친구"라고 불렀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오바마가 일본싱가포르중국→한국으로 이어진 6박7일의 아시아 순방 중 한국은 체류 시간이 21시간으로 가장 짧았지만 가장 편안한 곳이었다"고 보도했다. 한국이 일본·중국보다 미국에 호의적이었고, 한·미 두 정상이 북한 핵 등 주요 현안에서 협력을 다짐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중국의 부상(浮上)'과 '미국을 대하는 일본의 태도 변화'를 직접 목격했다. 일본은 반세기 넘게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든든한 동맹이었지만 지금 '미국에만 의존하는 외교'에서 탈피하겠다고 나서고 있고, 미·일 관계는 전례 없는 갈등을 빚고 있다. 오바마는 방중(訪中) 기간에 될 수 있는 한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반면, 중국은 미국의 최대 채권국이자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선 자신감을 내보이며 미국에 대해 자신 있게 '노(no)'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이런 중국 모습에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누려온 절대적 헤게모니 국가로서의 지위에 도전장을 내밀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미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 동맹의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될 변수인 '중국의 부상'과 '미·일 동맹의 변화'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미·일 동맹은 한·미 동맹과 이어져 있고, 미·일 관계 변화에서 시작된 흐름은 곧바로 한·미 동맹의 주위로 넘어오게 된다. 중국은 북한의 유일한 후원자이고, 한반도 문제에 직접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그런 중국이 미국과 동북아와 세계무대의 헤게모니를 놓고 경쟁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와 안보 환경의 틀 자체가 흔들린다는 이야기다.

한·미 정상은 회담에서 6·25 전쟁 발발 60주년인 내년 양국 외교·국방장관이 참석하는 '2+2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이미 중국 일본 등과 비슷한 형식의 '2+2 회담'을 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 동북아의 힘의 균형이 아무런 완충 장치도 없이 급속히 중국 쪽으로 기우는 것은 국가 전략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 역시 중국이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급속히 키우게 되면 한국 등 기존 동맹국의 가치를 다시 평가하게 될 것이다. 한·미 양국은 이 '2+2' 회담을 북한 급변 대책을 포함해 중국·일본의 변화 등 동북아 정세 전체를 함께 논의하는 전략적 대화의 틀로 삼아야 한다. 한·미 동맹은 더 이상 과거처럼 미국이 한국을 후원하고, 한국은 미국에만 의존하는 관계에 머물러도 안 되고, 또 그럴 수도 없다. 이것이 한·미 동맹의 미래 환경이고, 한·미 동맹은 이런 정세 변화를 수용하면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의회 비준 문제에 대해 가장 많은 시간을 갖고 논의했으나 이번에도 분명한 결론을 내리는 데 실패했다. 미국측이 비준 절차를 언제까지 마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간표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한·미 FTA가 통상(通商) 협정 차원을 넘어 격변하는 동북아에서 한·미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2007년 3월에 서명된 한·미 FTA가 2년 반 넘게 의회 비준 절차조차 시작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 한·미 양국은 이제 한·미 FTA 비준 문제를 비롯한 모든 양국의 현안을 한·미 동맹의 미래라는 관점 아래서 다뤄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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